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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자기합리화의 힘 - 나를 위한 최소한의 권리
이승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얼마 전에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밖에서 보기엔 그럴듯한 자리였고, 주변에서 만류도 많이 하셨지만 못견디고 결국 도망쳐 나왔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후회나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어요. 주눅이 든 마음에 우울해 있다가 책 제목을 발견하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내용이었어요. 아마 당장 제 상황이 우울하다보니 책에 기대를 많이 걸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저자의 삶과 경험에 바탕을 둔 따뜻한 조언을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가볍게 읽고 넘어갈만한 심리교양서, 자기계발서였던 것 같아요.
중간에 한 구절씩 인상에 남거나,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책의 주제가 모호한 느낌이었어요. '자기합리화'에 대한 정의를 더 좁고 구체적으로 한정해서 들어갔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초반에는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합리화의 방어기제를 기준으로 설명하려는 듯 했는데, 책 뒤에 가서는 '자기합리화'와 단순히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의 차이가 구분이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책 후반의 1/3은 '뭐든 좋게 좋게 생각해라' 정도의 느낌이었어요.
이 책은 자기합리화가 어려운 우울한 사람들에게 등을 토닥여줄 수 있을만큼 충분히 따뜻한 에세이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자기합리화의 기술을 교육할만한 심리학서도 아닌 것 같아요. 다만 편하게 읽을만한 심리교양서를 찾으시는 분들, 자기합리화라는 개념에 대해 전혀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