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뜻이 궁금해 찾아본 바로는, 갈애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갈애渴愛명사1.몹시 사랑하는 것.2.불교;범부(凡夫)가 목마르게 오욕(五慾)에 애착하는 것.밀애의 후속이지만 굳이 밀애는 안 봐도 될 듯 하다.밀애 이후의 시간선인 작품이고 간간히 밀애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무엇보다도 한 남자의 심정을 절절히 표현한 단어이자 주제라고 생각한다. 밀애에서 특출난 존재감을 자랑하던 두 남자가 갈애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중희와 하일록. 둘 다 기구한 운명에 놓인 가련한 중생들이다. 하일록은 인간으로서의 어떤 부분이 결여되어 있으며 여중희에게 강압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취하고 여중희는 그런 하일록을 혐오한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싸우고 유혈이 낭자하며 둘 중 하나는 꼭 기절해 쓰러진다. 하일록도 만만치 않지만 여중희도 그런 하일록을 몇 년간 견디며 아주 독해졌기에 이 둘은 가히 견묘지간이라 이를 수 있겠다.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이라기보다는 둘의 관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들을 따라가는 소설에 가깝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의 중심엔 늘 이 두 사람이 있다. 그리고 Love...를 찾기 힘들다. 사랑을 느끼게 되는 구간을 찾기가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느꼈지만 남들은 다를지도 ..아무튼, 이 둘의 캐릭터가 아주 매력적이다. 소설 속 인물이고 또 시대적 배경과 작중 상황도 상황인지라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모럴리스한 이 모든 장치들이 좋았다. 고립된 장소에서만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인간 군상의 이면들이 내겐 맘에 들었다. 아마 작품에 깊게 이입하고 작가의 친절한 서술을 필요로 하며, 작중 인물의 감정에 깊게 이입하신다면 추천하지 않는다.그럼에도 여중희는 작품을 읽는 계속 내게 찜찜함을 안겨 주었는데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계속 자유에 목말라하며 끝없는 이상을 향해 손을 뻗는 그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하고 자조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내가 알고 있던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실제 세계를 맞닥뜨리면 충격을 받고 부서질지도 모른다.사실 초반부가 술술 읽힌 것에 비해 중후반부는 너무 안 읽혀 약간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여중희를 응원하기도 하고 때론 그가 포기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고 또 그런 여중희가 실제 세계에 충격받지 않도록, 자신에게로 눈을 돌리게 발악하는 하일록의 모습에 안쓰럽고 또 사랑스럽기도 했다.결국 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하는 궁금증이 책을 끝까지 읽게 했고 그 끝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말이 내가 원한 결말이 아니어서 더욱 그런 듯 하다. 아무래도 외전이 필요한 것 같은데...ㅜㅡ장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 소설은 이 소설이 처음이었다. 그냥 1차적으로 소비하는 것만이 아닌 이 이상의 무언가를 갈구해 찾게되는 것 또한 이 소설이 처음이다.ㅠㅜ이제와서 하는 말인데 하일록이 여중희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만 달랐어도 둘의 관계가 이렇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면 갈애가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밀애에서도 그랬듯 소설이 아니라 드라마,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개인적으론 아주 좋았다. 장르가 장르인지라 드라마나 영화로 못 보는게 한이다. 아주 매력적인데..
※※작품 내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당하고 보면 이 소설의 재미가 반감됩니다.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이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교도소 류(?)는 처음 접하게 된 소설인데 흡인력이 상당한 작품이다.작품 특성상 수용소에 관한 정보와 불필요한 사실들까지 쉴 새 없이 몰려온다. 이야기는 기억을 잃은 김 산의 시점으로 전개가 된다. 그는 수용소 정치범 중 한 명으로 늘 자신을 주시하는 은 소련을 본능적으로 혐오한다.주인공 김 산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동안은 설명이 매우 불친절하고 뭔가가 뚝뚝 끊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거기서 포기하면 안 된다. 이 소설의 백미는 후반부. 모든 것이 하나하나 풀리기 시작할 때면 이미 등장인물들은 누구보다도 불쌍한 인간 군상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김 산의 시선으로는 모든 것이 이해가 안 되고 소설을 읽는 내가 이상한 것인지 아니면 소설이 이상한 것인지 헷갈리게 된다. 휘둘리지 말자. 서술 속에서 김 산 자신은 피해자이며 모든 일에 휘말린 불쌍하고 가련한 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소설을 읽으며 마치 희곡 작품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대사에 조금 더 감정이 담기면 어떨까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건 역시 나뿐만이 아니었다. 이 작품의 드라마 CD가 판매되고 있다니 소설로만 느끼기 아쉬웠던 분은 꼭! CD도 같이 들어보시길. 아주 잘 뽑혔다고 생각함.은기조는 작중 제일 불쌍한 인물이다. 그의 모든 것을 걸고 사랑했던 이는 자신의 존재로 고통받고 상처입으며 그에게 부정당하고 잊혀지기까지 한다. 그놈의 사랑이 뭐길래 주변인까지 괴롭게 하는 걸까 싶지만 은기조의 마음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어 더 안타까웠다.이 모든 것이 건드리면 무너지는 모래성 같은 불안한 행복. 눈과 귀를 가리고 그들의 왕국에서 단 한사람을 위해, 그리고 그들의 생존을 위해 하는 연극은 정말이지 눈물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헌신하는 공은 정말 ㅜㅜ 이 작품 속 모든 인간들이 다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의 세계를 지키는 김 산 때문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은 소령이 너무 불쌍하다 ㅜㅜ범인은 정신병자 산이...치료도 못 받고 차라리 죽는게 해피엔딩일지도 모르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작품에 어울리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의외로 김 산의 과거가 무겁고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아서 놀랐는데 가족은 김산이 미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은 건가 싶어 약간 씁쓸해졌다.스토리도 탄탄하고 오랜만에 본 제대로 된 비엘 소설!문체가 약간 7, 80년대스럽기도 하지만 나름 잘 읽혔는데 거부감이 들수도 있다.책을 다 읽으니 주말이 사라졌음 ㅠㅠ 사실 갈애 주인공들이 더 취향이었던 만큼 갈애도 빨리 보고 싶다.이 책을 읽을 땐 넉넉한 시간을 두고 읽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