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건축의 이유 - 집 현관에서 대도시까지, 한 권으로 떠나는 교양 건축 여행
전보림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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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 건축가는 세 살과 다섯 살 두 어린아이를 데리고 런던으로 집도 구하지 않고 유학을 갔다. 떠돌이 생활을 하며 런던에 집을 구하고, 5년 간 생활하면서 느꼈던 런던과 한국의 집, 동네, 도시를 비교하며 서로 다른 디테일에 대해 쓴 책이다.


작가님이 직접 그린 귀여운 건축물과 풍경들이 삽입되어 글의 이해를 편하게 해준다.


뚜벅이로 살아가면서 책 2~3부에 걸쳐 이야기하는 자동차 위주의 생활양식과 보행자에게는 불친절한 한국에 대해서 깊은 공감을 했따. 갓길에 주차된 차며, 건물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들, 좁은 골목길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 차들, 짧은 횡단보도 신호에 대해 차에 치일뻔한 적이 몇 번인지!! 

또한 거주지를 옮기면서 2층 주택→아파트→기숙사→원룸(반지하)→3층 주택→투룸 도시형생활주택로 거주형태가 계속 바뀌었는데 이런 점에서 과거에 살았던 집들의 디테일에 대해 챕터마다 하나하나 공감하고 이건 이랬지 하면서 다른 점을 찾아가며 읽어서 재밌었다.

  • 책을 읽으며 영국과 한국을 비교하면서 한국의 나쁜 점만 부각하는 것은 아쉬웠다. 선진국인 영국의 것을 본받고 좋은 점을 수용하는 것은 좋지만, 각자의 문화가 다른 것인데 의료부문을 제외하면 모든 내용이 영국의 좋은 점, 한국의 아쉬운 점만을 이야기 해서 불편하긴 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한 도서관에서 강연을 갔을 때 이런 점을 질문받았다고 했다. 그에 대한 답은 딱 런던의 좋았던 점은 이 책에 적혀있는 것들(보행자 친화적인 도로 시스템, 풍성한 녹지와 공원, 짧은 환승거리인 대중교통, 질 좋은 무료 미술관과 박물관, 철저한 아동보호 및 복지)이고 그 외에 높은 교통비, 1년 중 8개월의 추운 날씨, 짧은 영어로 자괴감,비싼 외식물가 등으로 인해 여름의 런던에 놀러는 가되 다시 살고 싶지는 않다고 밝히면서 나름의 오해를 풀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

-도시 풍경이나 일상 건축물에 관심 있는 사람

-영국의 도시 풍경과 집들을 간접체험 하고 싶으신 분

-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유튜브 '셜록현준' 자주 보던 구독자(그건 나)


  • 개인의 자유가 상당 부분 제한된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건물의 모습만 보면 우리나라가 오히려 사회주의 국가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아파트의 모습은 그렇다. - P71

    말이란 참 신기하다. 무엇보다 말은 너무 적나라하기도 하다.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혹은 혐오하는지까지도 숨김없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말이 없다는 건, 그 말이 표현하는 내용에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놀세권이라는 말의 생소함, 그 비슷한 말조차 우리 말에 존재하지 않음은 우리가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한 것이다. - P182

    도시는 이렇게 사람이 모여 사는 장소인 동시에 사람과 물건이 오가는 거대한 네트워크이기도 하다. - P201

    도시의 길은 이 동네와 저 동네를 잇기에 가치가 있다. - P213

    심히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건축법은 옆 건물과 거리를 배려하여 도시 전체의 모습을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는 그다지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다. - P295

    장애인인지 아닌지를 구분해서 다른 길로 가게 만드는 건, 분명 배려로 시작했음에도 어느 지점에서 누군가에게는 차별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구분에 따른 차별이 없는 디자인을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 P334

    도시를 걷는다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 우리가 도시에서 정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걸으면서 느껴보라고. 사실 이 권유는 우리 모두에게 또한 유효하다. 이 도시는 우리 모두를 위한 도시이고, 우리는 다정한 도시를 누릴 권리가 있어서다.

    - P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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