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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인간의 흑역사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19년 10월
평점 :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
아직도 나는 부끄러운 실수들을 떠올리며 이불을 빵빵 차곤 한다. 자다 말고 먼지를 풀풀 날린다.
우리 인류는 이불은 찰 수 없겠지만, 일개 나 하나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흑역사들을 저질러왔다.
이 책은 그런 꼬수운 내용들을 아니,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에서 있어왔던 어이없는 실수 또는 멍청한 짓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인류의 역사를 밝혀주는 중요한 뼈화석이 알고보니 실수로 나무에서 떨어진 불쌍한 영혼이라는 일화로 책은 시작한다.
이토록 문명화된 문물들과 사회를 꾸려내고 있는 인간들이 왜 멍청한 판단을 하는가. 핸드폰 하나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한 인류가 말이다. 진화는 현명함을 뜻하지 않으며, 운 좋게 아주 조금의 차이로 잘 살아남았을 뿐이다. 인류는 현명한 판단보다는 즉각적으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고한다. 우리가 이상한 사고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몇가지 심리학 용어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확증편향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주장을 뒷받침해줄 정보들만을 쏙쏙 골라서 인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음. 벌써 머릿속에 몇명이 떠오른다.
인류의 멍청함을 유쾌하게 비꼬지만 선을 넘지는 않는다.
내용은 환경, 정치(지도자, 대중), 전쟁, 외교 등등으로 이어진다.
우리 한국의 흑역사와 환경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게 있다. 4대강. 그 짓을 21세기에 했다는 게 정말로 믿기지 않지만.. 여튼 그를 넘어서는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아랄해다. 1960년대에 일어났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비효율적인 목화농사 좀 짓겠다고 수로를 돌려서는 우리나라 3분의 2크기에 준하는 호수를 날려버리다니. 바로 구글을 뒤져 아랄해의 변화된 모습을 찾아봤는데... 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인간은 어쩜 이토록 무지하고 자신만만한 걸까.
그외에도 웃기고 어이없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생명 편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마오쩌둥의 참새학살과 대기근도 나온다. 지도자를 잘 둬야 한다 우리는.
글은 재미있는 블랙유머를 늘어놓는 듯 하다. 지하철에서 잠시 펼친 책인데 덮기가 힘들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평소 역사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인문학책이다.
잘 기억해뒀다가 잡다한 스몰토크에 써먹어야 겠다. 추천받아 읽은 책인데 후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