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상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드로잉을응시하고, 붓꽃 일곱 송이를 반복해서 흘끗 본다. 이번에는 그 구조가아니라, 거기서 뿜어 나오는 것, 그 에너지를 바라본다. 붓꽃은 주변의공기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햇빛과, 담에 반사되는 온기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이제 드로잉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만큼 무언가를 덜어내는 작업이된다. 종이 위의 형상 못지않게 종이 자체도 중요하다. 나는 면도칼과연필, 노란색 크레용과 침을 사용한다. 서두를 수가 없다.
마치 세상의 시간을 모두 가진 것처럼, 천천히 작업한다. 실제로 나는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런 믿음으로 작은 수정들을한다. 하나, 하나, 다시 또 하나, 붓꽃 일곱 송이의 존재를 조금 더 편안하고, 점점 분명하게 만들기 위해, 세상의 모든 시간사실 그림 -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