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바 마을 이야기
베르나르도 아차가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여러개의단편이 마치 한편으로 묶여진 장편의 느낌이 들었다. 아니 결국은 하나의 장편소설이었다. 작은 마을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3부로 나뉘어 1부의 어린시절에서는 작가가 의도하듯이 5개의 작품이 마치 퍼즐조각처럼 얽혀져 한작품처럼 느껴지도록 하고 있고. 2부의 비야메디아나 마을을 기다리는 아홉마디 말에서도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 3부 마지막 단어를 찾아서는 주인공 나와 친구가 몬테비데오의 아저씨가 주최하는 문학모임에서 각자의 작품을 공개하는데 각각의 작품들에서는 보이는 모습에 대한 착각이나, 자기오만에서 벗어나는 모습, 새롭고 위대한 시기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1부에 소개 된 작품들을 보면 전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들, 외로움의 군상들을 표현했는데 예를들어 계단수를 세며 걷거나, 기차 기적소리의 시간을 책크하거나, 정해진 시간내의 자신의 규칙적인 생활모습들은 소외된 사람의 모습을 대변하여, 작가의 환경과 시각을 대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몬테비데오 아저씨의 표절하는 방법에서의 한구절, "바스크어 역시 다른언어처럼 풍요롭고 완전한 말이 되었을 거네, 하지만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라면, 그 잘못은 바스크어 사용자들에게 있는것이지 섬에 있는게 아냐. "에서 작가의 민족사랑의 모습을 보며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리고 표절방법의 실천으로 쓴 탐험대장이 대원을 구출하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에서 보이는것 즉, 우정과 마음, 담대한정신과 협동심의 탐험대장의 진실이 결국 고통스럽게 그를 죽이기 위한 보이지 않는 면에 대한 진실을 보면서 인생의 괴리를 보았다.

 

5분안에 이야기 쓰는 방법은 아마 작가가 이런식으로 글을 완성하지 않을까 할 만큼 매우 사실적이고, 경험적인 느낌이 들었다.  펜, 백지, 모래시계, 좋은 풍경, 음악이 준비된후 글을 본능에 맡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구성하는 글자를 상상하고 단어를 옮겨적은후, 다른단어몇개를 더 적은후 그 단어를 모야 문장을 완성하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쉬지 않고 커지는 전염성 높은 언어의 질병에만 관심을 기울여 내면의 분열을 표현하라고 말한다. 이것으로 작가가 실제 한편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하였는데, 공통점들은 주제를 먼저 선정해놓고 살을 덧붙여 가며 글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라 다른 작품에서도 수없이 후진과 전진의 과정을반복한 느낌이 들었다.

 

독창성이 정확하게 어떤것인지, 표절의 한계는 어디에 있는지, 예술의 기능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경험담후에 도마뱀의 우화적 존재에 대한 토론은 결국, 풍부한 상상력을 지니고 있지만,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어린시절에 대한 강박관념이 현재의 자신의 발판이 되어짐을 인식하는 것을 본다. 결국 작가는 한단어를 찾아 그것으로 이책을 끝마치고 싶어했다.  결정적이고 본질적인 한단어, 한권의 책 전체을 한페이지에 넣고 한페이지 전체를 하나의 문구로 만들고, 하나의 문구를 하나의 단어로 설명하겠다는 생각, 그러나,  결국 마지막 단어를 발견하지 못한다. 오바바를 기억하며 떠올릴수 있는 행복한 단어, 여행에서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하는것은 처음 상상했던거서럼 아주 짧고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었고 시간이 흘러도 진전시킬수 없으며 마지막 단어는 어느곳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작가는 이 책을 씀으로서 바스크 문학을 소개하고 바스크의 전통을 계승하고자하는 노력이 보인다. 실제로 소수민족의 언어인 바스크어로 쓰여진 문학작품이 다른민족에게 읽혀질 기회는 상당히 적었을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바스크어로 그의 어린시절의 이야기와 상상력을 동원하여 기발한 구성을 통해 글을 썼고, 그 보이지 않는 면에는 꾸준히 문학을 통해 바스크민족이 부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독특한 구성에 과정과 결론이 궁금해져 마지막 까지 집중해서 읽을수 있었던 책이었다.

 

2011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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