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아이들 창비청소년문학 45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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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암울한 서사가 계속되어 읽기 힘들었다. 그저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당하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교장과 선생들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으나 역시 구병모 작가님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이 책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마음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섬, 그 섬 안의 학교는 멀리서 봤을 때는 아름다우면서 멋진 풍경에 자리한 학교로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가족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며 살아온 교장은 자신만의 세상인 학교를 만든다. 그 안에서 교장은 아이들을 외부와의 접촉을 전적으로 차단하여 교육(말이 좋아 교육이지 학대)시키고 통제함으로써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학교를 약 20년 동안 운영한다.
이런 내용을 통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제목에 나타난 것과 같이 피그말리온이다. 자신의 취향만이 그대로 반영된 조각상을 만든 그리스 신화 속 조각가, 피그말리온. 즉 피그말리온은 이 이야기 속의 교장, 피그말리온이 만든 조각상인 갈라테이아는 이 학교의 학생들로 보여진다. 갈라테이아는 오로지 피그말리온이 이상적이라고 여기는 모습 그대로가 투영되어 만들어진 피사체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요소를 타인에게 갖다 붙이는 행위에 성공하는 순간 그는 더 이상 타인이 아니게 되고 나를 투사한, 내 뜻을 반영한 내 소유의 로봇이 된다.˝
그리고는 물음을 던진다. 당신은 누구의 욕망대로 살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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