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베르크를 인정하고 나면 우리 직지의 진짜 가치가 보일 것입니다. 직지는 인간 지능의 승리입니다. 맹수에게 이빨과 발톱이 무기이듯 인간에게는 지식과 정보가 무기입니다. 그 지식과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깔끔하게 기록하고 전달하는 장치가 바로 금속활자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이런 수단을 만들어낸 우리 민족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또한이 직지의 정신과 맞닿은 것이 바로 훈민정음입니다. 훈민정음은 이제껏 인류가 만들어낸 어떤 글자보다도 우수하다고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언어학자들은 앞으로 지구상에 여섯 개의 언어만 남을 거라 예측합니다. 바로 영어와 중국어, 아랍어와 스페인어, 불어입니다. 이 언어들은 쓰는 사람이 워낙 많아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한글인데, 쓰는 사람은 적지만 한글이꼽히는 건 오로지 글의 우수함 때문입니다. 이처럼 직지와 - P262

한글은 우리 민족의 자랑이기 이전에 인간 지능의 금자탑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직지와 한글은 그 존재 자체가 소수의 독점으로부터 지식을 해방시켜온 인류가 손잡고 동행하자는 지식혁명입니다. 이기심에서벗어나 이타심의 세계로 나아가자는 위대한 메시지가 그 안에 있는 것입니다.
저는 청주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청주는 정치 · 경제적으로 그리 힘센 도시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도시의 힘은 경제력에만 있지 않습니다. 청주의 흥덕사에서 직지를 찍었고, 초정약수터에서 세종대왕이, 복천암에서 신미대사가한글을 마무리했으니 청주는 직지와 한글을 모두 키워낸 우리 겨레의 문화 인큐베이터입니다. 대한민국의 그 어느 도시보다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에 이바지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위대함이 ‘세계 최고‘ 같은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됩니다. 직지와 한글에 담긴 인류의 위대한 지성, 나보다 약한 사람과의 동행‘ 이라는 정신을 보아야 합니다. 저의 얘기는 이것으로 끝내겠습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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