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대사를 가르칠 때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현대사의 영웅이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여러분의 아버지와 어머니이십니다." 대한민국 경제 성장은 누구 한 사람이 이룩한 게아닙니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이 땅의 국민들이 있는 힘을 다해 일하며 일구어낸 발전입니다. 그 결과 한국은 절대 빈곤에서 탈출했습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햇빛도 보지 못하고일했던, 좁은 다락방에서 쉬지 않고 미싱을 돌렸던, 중동의 뛰약볕 아래에서 땀을 흘렸던, 그분들 덕입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바로 현대사의 주인공입니다. 우리에게 이 시대를 선물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 P138
역사는 과거의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상상해보고 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일입니다. 결과만 놓고 잘잘못을 따지는 일이아니라 그 속내와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헤아리는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자꾸 갈등이 생긴다면 그 관계는 서로에 대한 몰이해에서 시작된 것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사정을 모르다 보니 선택을 이해할 수가 없고, 그러다보면 미움이 생기게 마련이지요. - P139
역사를 공부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내 옆에 있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왜 태극기를 들고나오는걸까? 독재 정권으로 돌아가자는 거야?‘ 라고 단정하기 전에그들이 살아온 삶의 시간을 상상해보고 이해한다면 세대 갈등이 갈등을 넘어 혐오로 번지는 것만은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P145
요즘 우리 사회는 정치 성향뿐만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세대 갈등을 마주하고 있어요. 명절에 만난 친척 어른과 조카 사이에서도, 회사의 부장과 신입 사원 사이에서도, 지하철에서만난 승객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아 쉽게 갈등이 생기곤 합니다.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것만을 강조한다면 이런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겠죠.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일보다 선행되어야할 일은 상대가 왜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헤아려보는 것 아닐까요?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서로의 시대를, 상황을, 입장을 알게 된다면 우리의 관점도 달라질 겁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은 바로 그곳에서 시작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 P146
자존심만 세우다가 손해만 보는 경우는 가성비가 낮은 선택입니다. 반면에 겉치레는 좀 덜하더라도 순이익이 발생하는 경우는 가성비가 높은 선택이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높은 선택을 하는 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저 역시 남들이떻게 생각할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걱정하다가 정작제 삶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될 때 장수왕을 떠올리며 합리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거든요.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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