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대가 자기이름을 내걸고 글쓰는 사람들에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 필연적으로 악플을 마주해야 하니깐. 악의와 악플에 대해서는 아무리 익숙해진다고 한들 완전히 초연해지긴 힘든 것 같아. 너와 나 포함, 쿨한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잖아. 조금 더 참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 멘탈이 강하다기보다 그냥 ‘아는 고통‘이라 그나마 익숙한 것이고, 힘든 건 매번 마찬가지일 거야. 혼자서 감당할 수밖에 없는 고독한 일이라 더 고통스럽기도하고, 가끔 글쓰는 후배들이 악플 때문에 힘들어서 내게 상담하면 나는 보통 이렇게 대답해. 우선, "어떤 사람이 너를(혹은 너의 작품을) 어떻게 평가하고 받아들이느냐는 너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문제야" - P195

우리들의 인생에서 기력, 체력, 능력, 이 세 가지가 가장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 40대가 아닐까 싶어.
감히 40대가 인생의 피크라고 말해본다. 하지만 그러기위해서는 몇 가지 지점들이 ‘정돈‘되어야 한다는 걸 알았어. 가령 이런 것들.
우선 40대가 되면 대개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해져(아니 정확히는 가능해야만 해!!!!).
극적인 변화나 기적은 사실상 일어나기 거의 불가능하거든. 속된 말로 자기 싹수를 자기도 아는 거야. 그러니 자기와 상황이 너무 다른 남들과 나를 비교하거나 질투하는 건 40대로선 해서는 안 되는 짓이야. 또한 이때는 여태까지 아무리 노력해도 치유하지 못한 내 안의 상처를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기도 해, 즉 오랜 상처를 그냥 나의 일부로서 가지고 살자고 결기 있게, 밝게 체념할 줄 알아야 해. - P207

내 주변에 흔들리지 않은 사람 단 한 명도 없었어. 아무튼 마치 치열한 젊음을 은퇴한 것처럼 초연해지거나 고민이 다 해결되거나 그러지 않아. 그리고 몇살이 되어도 고민하는 것은 좋은 거야. 고민한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뜻이니까. 고민을 하니까 우리는 스스로를찾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거야. 40대 되었다고 다 산 노인네처럼 굴지 말고 몸과 마음 둘 다 열심히움직여야지. 에너지는 사용한 만큼 고스란히 순환돼서내게 돌아오니까. - P210

하나의 통일된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돌아가며 우리는 타인과 약속을 하고 시간을 정하고, 일어날 시간을 정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정작 자기 인생에서는 제각각의 시계를 차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장강명작가님이나 박산호 번역가님처럼 자신에게 남아 있는전 생애를 추정해서 계산하는 시계를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언니나 저처럼 1년 정도의 시간만 계산이 가능한 시계를 차고 사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 중요한 것은내가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면서 사는 사람인지, 혹은 어떻게 운용하면서 살고 싶은지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일일 텐데, 지난 언니 일기에 따르면 그것이 40대에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 P215

너와 나의 공통점이 1년 너머의 삶을 상상하지 않는것‘이라니 어쩐지 나도 외롭지 않고 좋네. 아이러니하지만 죽음을 의식할 때 사람은 현재를 보다 생생하게 살아가려 하고, 아낌없이 감정이나 감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 내게 어쩌면 내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끔 만드는 거라고생각해. - P2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