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극장에서 상연되는 뮤지컬은 원캐스트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홍광호, 김준수, 정선아 등의 내로라하는 거물급 스타들이 총출동했음에도
모든 배역이 원캐스트였던 데스노트의 캐스팅이 화제가 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그런 대극장 뮤지컬들의 실황앨범은 발매되더라도 다양한 캐스트를
골고루 담기 위해 작중 대표 넘버 몇 곡만 수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앨범은 죽음 역을 맡은 김준수의 스페셜 버전이기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넘버의 캐스트가 동일하며 2개의 CD에 나뉘어 수록되어 있는 무려 43곡의
서로 다른 넘버들 역시 극 흐름에 맞춰 수록되어 있어서 "프롤로그"부터 마지막 넘버인
"베일은 떨어지고"까지 듣다보면 뮤지컬 한 편을 온전히 감상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많은 앙상블들이 채우는 화려한 무대와 턴테이블을 이용한 연출 등 뮤지컬에서
시각적인 감상 요소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앨범만으로 이렇게까지 한 편의 뮤지컬을
완전에 가깝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역시 이 앨범만이 가지는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이번 김준수 버전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라고 한다면 루돌프와의 듀엣버전이
너무 유명한 나머지 그것이 Rep. 버전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 죽음의
솔로곡인 "그림자는 길어지고"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길이는
짧지만 앨리자벳을 유혹하는 죽음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역시 매력적이다.
다만 특정 배우에 대해서 이런 스페셜 버전이 발매된다는 사실 자체는
역시 갑론을박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은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