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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 해녀
김정배 지음, 김다영 그림 / 한그루 / 2020년 7월
평점 :
제주도의 대표적 동화작가 김정배 님의 단편 동화 8편이 수록된 작품입니다.
'진정한 공연은 막이 내린 뒤부터 펼쳐진다'라는 말이 있죠?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되는 것 같아요.
읽은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책을 덮은 후에 파도 같이 더 진한 감동이 밀려오는 귀한 경험 말입니다.
특히 앞 부분의 4편의 동화는 제주도 바람소리가 고스란히 들릴 정도로 제주의 정서가 아름답게 배어있습니다.
<산호 해녀>는 거북이를 구해주고 용궁에 초대된 착한 해녀 복례 이야기로 제주도에 내려오는 설화를 어린이들의 감성으로 깊이 있게 재구성했습니다.
<돌랭이밭 밀감나무>와 <논할매>는 도시의 어린이들은 잘 알 수 없었던 진솔하고 뭉클한 농심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젖게 합니다. 직접 농사를 짓는 작가이기에 간절한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런 동화를 쓸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속 깊은 친구>와 <어깨동무 마음 동무>는 친구와의 우정을 그린 작품인데 초등학교 아이들의 밀고 당기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전 개인 적으로는 <속 깊은 친구>가 제일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어느새 이야기와 캐릭터에 동화 돼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거든요.
그 외에도 잃어버린 가족을 우연히 찾는 눈물 겨운 이야기 <바다 건너>. 자연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몽돌을 가져와서 죄송합니다> 등
세련된 기교와 현란한 문장 보다도 동심이 짙게 배인 소박한 문체로 독자들을 천천히 매료시킵니다.
자극적이고 억지스러운 소재가 만연하는 우리 아동문학에 세태에 이 정도로 힐링을 주는동화를 발견하기란 흔치 않습니다.
피아노보다는 풍금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농부 작가 김정배 님이 전하는 유쾌한 감동!
기꺼이 별점 다섯개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