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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통 - 제4차 산업혁명을 돌파하는 '비즈니스 상상력'
황인원 지음 / 넌참예뻐 / 2018년 1월
평점 :
<시통>이 뭐야? 책을 보고 있던 나에게 아내가 물어본다.
갑자기 물어보는 질문에 당황스러웠지만 나름 태연하게 책 표지에 적혀있는 글을
읽었다.
제4차 산업혁명을 돌파하는 ‘비지니스 상상력’이구 한자로 시통(詩通)이야.
시를 쓰는 시인들의 사물 접근법과 상상력을 벤치마킹하자는 거지.
쉽게 말했지만 황 인원 작가의 <시통>은 어찌 보면 참 난해한 책이다.
편하게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에 관한 내용만 다루는 것도 아니다.
책을 읽은 후 내린 잠정적인 결론은 시를 읽으며 상상해라. 그리고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또는 어떤 논리적 사고 하에 사물이나 기타 대상을 바라보았는지 살펴보라.
마지막으로 이런 상상력을 지금의 비즈니스나 생활 속에 적용시키라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듣보잡엮행’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명쾌하게 느껴졌다.
듣다, 보다, 잡다, 엮다, 행하다.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이다.
그러나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잡놈이라는 뜻의 ‘듣보잡’ 과는 확연히 다른 단어이다.
듣보잡엮행의 동사를 이용해 파트를 나누어 목차를 설정하니 아주 색다른 목차가 되었다.
단계별로 다양한 경영사례와 더불어 비즈니스에 또는 생활 속에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는 자기계발서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례를 접근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시를 매개로 했기에 개인적으로 아주 색다르게 느껴졌다.
먼저 1장의 <듣다>는 끝까지 읽고 난후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이유는 투사라는 단어의 설명이었다.
“시인이 어떤 대상을 투사할 때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아무렇게나 집어넣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시적 소재의 삶의 방식이나 상황, 혹은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즉 의인화한 시적 대상에 자신의 생각을 투사하되 자신의 입장이 아닌 대상의 입장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에서 배울 수 있는 관찰이고 경청이다.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들리는 것을 듣는 것은 누구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에서 배우는 관찰과 경청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도 보고 들을 수 있게 해준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의인화와 투사를 통해 상대의 입장이 되면 숨겨진 마음을 알게 되니 드러나지 않은 행동과 목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다.
기업에서 생산자가 소비자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일체화한 후 소비자의 마음을 보고 소비자의 숨겨진 목소리를 듣는 과정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저자는 시와 경영은 동떨어진 게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2장은 <보다>이다.
책에 보면
“세상의 모든 존재물은 존재의 이유와 생성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 존재의 목적을 찾아가다보면 “왜?”라는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왜 이것을 해야 하는가?’ ‘왜 존재하고 있는가?’ 등 질문의 범위를 좁혀 가다보면 ‘무엇을’‘어떻게’와 같은 해결방법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여기에서 ‘2W1H(Why, What, How)상상법’이 해결방법으로 설명되어 진다.
상상하면 얻어지는 것이 어떤 것일까? AI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수불가결의 필수조건이 상상력이란 말인가? 하는 의문을 살짝 가져본다.
3장은 <잡다>인데 이 장에서는 틈에서 의미를 잡아라가 인상적이었다.
시작과 끝을 설정한 후 그 사이에 어떤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들로 우리의 글쓰기나 작업 공정등에 적용시킨다는 설명은 무릎을 탁치게 만들었다. 아 하는 감탄사가 나온 부분이다.
4장은 <엮다>. 목적의 재설정과 역발상이다.
일반화된 상식을 뒤집어 보고 생각하는 시인의 습관처럼 우리도 역발상이 필요하다.
그런데 무엇을 뒤집고 이를 어찌 활용해야 할까? 이는 독자들의 몫이겠지?
5장은 <행하다>로 과일이 열매를 맺듯이 기업도 결과물을 만들어 시장에 내어 놓아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 감성으로 묶는다는 부분도 인상 깊었는데 <<모든 것이 어울려 하나로 만나다>는 소제목이 듣보잡엮행의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아주 사소한 단어나 문장인 것 같다. 저자가 말한 여러 가지 얘기들 중 첫 부분에서 읽은 투사는 지금도 머리에 가슴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