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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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여우는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이면서 낯선 동물이다. 여우하면 여러가지 설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구미호다. 꼬리가 아홉개인 구미호는 사람을 홀려 간을 빼먹는 귀신이다. 예쁜 모습으로 유혹한뒤 사람을 공격하기에 환타지 영화의 캐릭터로도 많이 이용되었다. 또한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도 여우는 등장하는데 이때는 무섭다기보다는 우리에게 뭔가 알쏭달쏭하면서도 교훈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여우는 대대로 잔꾀의 상징이기도 했다. 여우같다는 표현은 꾀를 부리면서 얄밉게 상대를 뒤에서 공략한다는 뜻이기에 칭찬인듯 하면서 욕이기도하다. 


이처럼 여우는 다양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데 신기한 것은 실제 우리가 여우를 만나보고 쓰다듬어 본적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만해도 야생 여우가 멸종위기에 있다가 이따금 지리산 같은데서 발견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동물원에서는 볼수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책은 직접적으로 여우가 등장한다. 그것도 눈 앞에서 만약 실제로 내앞에 여우가 나타난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고민해보았다. 막상 두려움에 쓰다듬거나, 안아주기는 어려웠을것 같다. 왠지 모를 낯선 동물에 대한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책에서는 여우가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된다. 사실 우리는 이미 강아지와 고양이를 친구 또는 가족이상으로 느끼는 사람은 많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그런생각을 했다. 왜 개나 고양이만 친근하고 다른 동물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것일까? 만약 돼지나 송아지? 다람쥐였다면?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어떤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외향적인 귀여움, 간단히 말해 외모 때문인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동물을 친구나 가족이 아닌, 인형처럼 대한다는 이야기같아서 뭔가 씁쓸해졌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개나 고양이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여우에 대해 이토록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되는 것에 참 감명이 깊었다. 뭔가 신비롭고 몽환적인 생각이 들면서도 , 막상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있을 것 만 같았다. 


자연 속에는 많은 동물이 있고, 동물들과의 우정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게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동물의 입장, 여우의 입장에서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지도 참 궁금했다. 나는 과연 좋은 인간이던가 하는 반성도 많이 했다. 문체가 전반적으로 유려하고, 담백하다. 조금 시적이면서, 부드러워 술술 읽히는 것이 최대 장점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때때로 눈을 감고 있으면 여우가 그려지곤 했다. 여우의 털뭉치로 가득찬 꼬리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책만으로도 정이 드는 동물인 여우. 결국엔 나의 감정을 이 책과 여우가 움직였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점점 외로워지고 고독해지는 현대인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보기 드문 좋은 책이었다.


[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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