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다 창비시선 476
이정록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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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면에 발표된 '그럴 때가 있다'시를 읽고 많이 좋았습니다. 

이 시가 담긴 시집이 출판되었습니다. 

시집 이름도 <그럴 때가 있다>,  반가움이 포개고 포개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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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인()자의 두 획이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우뚝하게 혼자 사는 것 같아도,

다른 사람과 호흡 없이 사는 거 같아도 우리는 서로 얽히고 얽혀 살아간다,

 

각 연의 시작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일이다.

 

매끄러운 길인데 / 핸들이 덜컹할 때

탁자에 놓인 소주잔이 / 저 혼자 떨릴 때

한숨주머니를 터트려버리려고 / 가슴을 치다가, 가만 돌주먹을 내려놓을 때

촛불이 깜박, / 까만 심지를 보여줬다가 / 다시 살아날 때

 

이어서 이런 일들이 어떤 의미인지 풀어 놓았다.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 / 눈물로 제 발등을 찍을 때다

총소리 잦아든 어딘가에서 / 오래도록 노을을 바라보던 젖은 눈망울이 / 어린 입술을 깨물며 가슴을 칠 때다

어딘가에서 사나흘 만에 젖을 빨고 / 막 잠이 든 아기가 깨어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순간, 아득히 깜깜한 먼 곳에 / 불씨를 건네주고 온 거다.

 

1연과 2연에서는 나와는 직접적이지 않은 먼 나라의 아픔으로 읽기 시작했다.

3연에서는 아픔이 내 것이 되어 버렸다.

아픔 안고 살아가는 내가 4연에서, 나도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숙연해진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잘 났다고 나선 내가 부끄러워진다.

우린 누군가의 아픔으로 살아가고 있다.

내 아픔을 달래 주는 누군가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나도 누군가의 아픔을 달래 주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불씨를 건네주었을 것이다

우린 서로의 아픔에 기대며 살아간다.

사람 인() 자가 바로 서지 못 하고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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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툭, - 2022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귀쫑긋 그림책
김미희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토끼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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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글이 간결하게 아픔을 말합니다. 그림이 그 자리를 메우며 뻗어나갑니다. 아름다운 데 아픕니다. 인생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좋은 그림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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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꽃 삶창시선 64
이현조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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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제목처럼 늦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삶을 응원합니다. ‘늦은 꽃‘시 잘 읽었습니다. 위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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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방패
이정록 글, 강경수 그림 / 창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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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읽을 때마다 재미있고 뭉클합니다. 책 속 주인공처럼 함께 살아가면 좋을텐데요.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지식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림 또한 많이 맘에 드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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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아버지 단비어린이 문학
이정록 지음, 배민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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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이야기에 빠져 단숨에 읽었습니다. 

이 동화가 이정록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일지 아닐지, 어디까지가 사실일지 궁금합니다.

어른으로 미안해질 때 나타나는 동시들은 숨통을 트여줍니다. 

동시 5편이 이야기와 찰떡 같이 들어맞습니다.

떼어내서 동시만 읽어도 좋습니다.

시인이여서 나올 수 있는 짜임인 것 같습니다. 오래전 이야기가 이리 재밌을 수 있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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