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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정령 톰티 ㅣ 어린이문학방 12
니나 블라존 지음, 카린 린더만 그림, 이명아 옮김 / 여유당 / 2021년 6월
평점 :
극사실주의를 선호하는 나는 처음 제목의 ‘정령’이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했다. 하지만 주인공 이름들을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시작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토리 전개가 흡인력이 있었다. 나무 정령이면 누구나 태어난 나무가 있다는 것, 기억을 잃어버린 정령이 자기 나무를 찾으려하고 친구들이 도와준다는 이야기 소재가 참신하다.
네 캐릭터가 통통 살아있어서 이야기에 맛을 살려준다. 투덜이 말썽꾸러기는 그 성격 그대로, 맏언니 캐릭터는 또 배려의 아이콘 그대로의 매력이 있고, 입체적으로 성장하는 소심이도, 큰 모험을 통해 한 뼘 자라난 골골이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다.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비밀 친구, 초소형 변신술, 나무속으로 순간 이동, 불량한 청소년들 골탕 먹이기, 여러 나무 특성에 꼭 맞는 여러 정령들을 만나는 재미, 동물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쥐뼈 목걸이, 중얼중얼 따라 해보고 싶은 마법 주문들, 어려움에 처한 친구 돕기 등 어린이가 좋아할만한 코드들이 곳곳에 녹아있어 읽다보면 몰입할 수밖에 없다. 판타지나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초등학생 아이들은 푹 빠져서 한 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것 같다.
뻔하지 않은 결말도 신선, 상큼하다. 결국은 서로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다며 아름답게 마무리 되는 그런 결말이 예상되었는데, 으잉?? 오, 결말 맘에 듬!!
책을 읽으며 여러 나무들 이름과 특징들까지도 알 수 있게 되는 것은 덤이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지점이지만, 개인적으로 엄마 아빠가 서로 반말하는 대화체도 좋았다. 아빠의 근엄, 진지한 ‘했다오’, ‘했구려’ 나, 엄마의 순종적인 ‘그랬어요’, ‘할게요’ 등의 구태의연한 수직적 관계를 은연중에 보여주는 그런 번역투가 아니라, 반려자로서 부부의 평등한 관계가 살아있는 구어체여서 좋았다. (‘파닭’, 나무랄게 좀 많은 ‘나무’에 이어, 번역가님 센스에 혼자 반가워하며^^;)
우리 집 거실에 있는 화분 속에도 혹시? 오늘 밤에는 슬쩍 말을 걸어봐야겠다. 칵시 파탁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