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데부 - 이 광막한 우주에서 너와 내가 만나
김선우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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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작가를 알기 전까지 사실 나는 도도새에 대해 잘 몰랐다.


이름은 몇 번 들어봤지만

워낙 새에 관심이 많지 않아서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김선우 작가를 알고 나서부터 도도새와 그 슬픈 이야기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가의 책 <랑데부>를 만났다.

작가의 노트처럼 본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철학을 담담히 써내려간 이 책은

잔잔하지만 읽는 내내 나도 모르는 용기가 샘솟게 했다.


예술가란 왠지 다른 세계 사람처럼 느껴지지만 그들도 인간이라는 것을,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나와 같은 존재라는 것이  왠지 모르게 동질감을 느끼게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든 것을 예술로 승화해 내고 있음을 동경하게 되면서

그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탄생 시킨 결과물 덕분에 우리는 위로를 받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책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본, 두꺼운 표지, 종이의 재질까지

책을 통해 아무런 방해 없이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노력한 출판사와 작가의 배려가 느껴졌다.


마지막 장까지 읽고 책을 덮을 때는

작가의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감상하고 작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주 등장하는 '당신'이라는 단어와 나에게 말을 건네듯 써내려 간 작가의 문체 덕분인 듯 하다.


그림을 좋아하고 글로 위로 받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오랜만에 긴 여운이 남는 책을 만났다.

다시 또 읽고 싶고 작가의 그림 속에 다시 흠뻑 빠지고 싶다.

당분간 나는 상상 속의 도도새를 쉽게 떠나보내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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