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김유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 소담출파사 | P.295

 

 

 

 

 

 

 

1.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철학 책이 아닐까 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읽기 내려간 책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도입부를 넘기기가 참으로 힘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어떤 종류의 책인지 분간을 잡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그 도입부분을 일주일을 잡고 있었다. 갑자기 등장한 '잠을 들게 하지 않는 주사기'의 등장도 혼랍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모든게 복선이였고 마르코스의 초능력과 외계인의 등장이 이야기의 속도에 힘을 입혔다. 

 

 

 

 

2. 

 마르코스는 어머니와 특별한 유대감을 지니고 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이자 정신적 지지자였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마르코스는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이란 제목처럼 저녁이란 시간을 버리기로 한다. 저녁이라 함은 보통 잠을 자는 시간일 것이다. 이런 시간을 마르코스는 잠을 안 자게 해주는 주사기를 투여함으로써 '잠'을 없애고 저녁시간에 할 수 있는 그 행위를 포기한다. 이처럼 자연적인 행위를 포기함이란, 마르코스에게 어머니의 죽음이 크나 큰 고통이자 충격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러던 시점에 마르코스에게 무언의 일이 닥친다. 그는 외계인이 나타났다는 뉴스 보도를 보게되고 상관으로부터의 연락을 받게 된다. 마르코스는 남들과는 다른 초능력이 있다. 상대방의 정체를 파악하는 일이다. 그래서 상관을 마르코스를 찾게 되었다. 그런데 왠일인지 마르코스는 그 외계인의 정체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에게 마르코스의 정체와 내심을 들키고 만다. 그리고 외계인을 만나는 길에 한 광장에서 보게 된 한 소녀를 찾아가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3.  

 이 책을 읽자마자 불교의 '일기일회'라는 말이 생각났다. 일생의 한 번 뿐인 인연 이란 뜻인데 외계인이 마르코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어머니의 인연이 아닐까 싶었다. 윤회사상을 보더라도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지 않았는가. 외계인은 과거 사고로 인해 팔, 다리를 잃게 되었고 사랑했던 여인을 떠나 보낼 수 밖에 없던 사건과 그런 그녀 옆에서 잠들었던 이야기를 보면 마치 마르코스의 현 상황과 비슷하다.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는 그 슬픔과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 그렇다면 이 외계인은 어머니가 보낸 것일지 의문이 든다. 사랑하는 아들, 마르코스가 잠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사약에 취하지 않고 그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리고 그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광장에서 만난 그 여인과의 만남을 연결 해준 것이다. 아니면 그 여인은 어머니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사람과 사람이 인연이라면 어떻게해서든 다시 만나듯이 마르코스에게 일깨워주는 것이다. 

 

 

 

 

4. 

 사람은 이런 인연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해서 함부로 생각하고 단정짓고 행동하는 것이다. 마르코스는 그 인연으로 인해 자신을 망칠 뻔했다. 끝을 매진 그 만남이 결코 자신에게 실이 되어 돌아오지 않을 터인데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뻔한 것이다. 나의 상황과 열결하자면 얼마전, 친한 친구로부터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하면 된다.'라는 말을 들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잊고 있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나에게 해를 가할 인연이라면 지속할 필요가 없을 것인데 그것까지 다 떠안고 갈려고 했다. 나는 더이상 18살 여고생이 아닌데 감정은 그곳에 있고 나아가질 못하니 생각만 많아지고 마치 마르코스처럼 내 삶을 갉아 먹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 내 친구는 그 외계인이였나 보다.(^^) 나는 그때 그 말을 듣고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처럼 내 감정과 미련하고 더이상 가치가 없어진 그 밤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마르코스가 그 소녀를 만난 것 처럼 새로운 밤을 만들어야지. 다시 한 번, 나의 인연이 된 사람들과 나의 행동, 생각, 모두에게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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