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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ㅣ 꿈결 클래식 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이병진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2월
평점 :
1900년대 초반, 자신의 이익만을
중요시하는 근대사회의 부조리한 사회상을 시골학교의 인물들로 대신하여 나타내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근대문학이다. 작가의 익살스럽고 감칠맛 나는
문체에 매료되기 시작하면, 말장난 같은 조그만 농에도 웃음을 터뜨리게 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나 마을에서나
말썽꾸러기로 낙인찍혀 늘 부정적인 평가 속에서 형과의 차별까지 당하며 사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독자 입장에서는 매우 재미있다. 그렇다보니 인생을
되는대로 대충 흘려보내는 듯하고 스스로 보잘것없는 존재로 여기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비굴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만큼은 높이 살 수 있다. 집안의 식모였지만 늘 주인공에게 잘 대해준 기요가 오히려 가족처럼 보인다.
도쿄에서 시골학교로 부임을 간 것도
달갑지 않은데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숙직하면서 봉변까지 당하는 사건의 발생은 우스우면서도 어디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약간 고민이
된다.
학생들의 반발이 무섭다거나 소동이
크게 번질까봐 일시적인 방편을 세우는 데 그치면 이런 병폐가 언제 교정될지 알 수 없습니다. (p
127)
이런 발언은 주인공에게도 독자에게도
속 시원한 해답을 주는 말이다. 숙직 중 외출해서 온천에 갔다 온 일도 잘못되었다는 말도 덧붙이는 모습에서 그가 사사로운 정에 치우치지 않는
정의로운 인물임을 알아 볼 수 있었다. 그 말에 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도 느껴지는 바가 크다. 자신이 잘못한
행동을 사람들 앞에서 잘못했다고 단언할 수 있는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청소년 독자들에게 옳고 그름에 대한 지침을 주는
듯하다.
정직하게 산다면 누가 이용한다고
해도 무섭지 않다고 당당히 말하던 주인공의 모습에서, 야무지게 행동하지 않으면 당하기
쉬운 씁쓸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오기 같은 것이 느껴진다.
주인공의 반항심과 삐딱한 시선
때문에 웃음을 주는 면도 많지만, 그런 자기만의 독자적인 시각이 오히려 존재감을 높여주고, 청소년 독자들에게도 자극이 되어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키워 줄 것이다.
(꿈결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