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라이프 - 성장의 한계를 넘어선 사회
바르바라 무라카 지음, 이명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탈성장 운동의 개척자들의 역사와 그들의 영감의 원천, 그리고 구체적인 유토피아를 구현하는 미래상의 용기를 추적한 책이다. 교과목의 참고 도서 같은 느낌이라서 지속가능한 발전, 생태학적 삶을 추구하는 등 이런 분야의 책을 처음 읽는 독자라면 내용이 약간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자본주의가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면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성취 압박이 커질 뿐 아니라 사회적·생태적 갈등이 커지고 사회적 안전은 취약해지는, 성장과 삶의 질이 더 이상 평행하게 나아가지 않는, 그래서 복지 증대를 위한 수단이었던 성장은 정치적 조처 본연의 내용이자 목적이 되어 버리는 오늘날 같은 결과를 낳는다.
 
대안으로 사회적·생태적 관점에서 사회를 능동적·창조적으로 용기 있게 바꾸고, 생존을 위한 개인적 대처 전략을 찾고 비물질적 가치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유토피아는, 지배구조와 상반된 이해에 맞서는 대결과 투쟁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고 실제 세계와 유리된 희망은 위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유토피아에 대한 꿈은 실제 삶의 조건들에 눈 멀게 하고 현재의 지배구조에 대한 의식을 마비시켜 모든 저항의 시도를 짓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동생산성 증가와 성장 사이의 고전적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조건 없이 기본 소득을 보장하고 소득을 노동과 분리하는 조치를 통해 노동시간 단축이 급진적으로 실현되고 사회에 본질적인 활동이 달리 배분되어야 할 것이다 변혁 과정을 주도하는 주인공들에 대한 물음도 중요한 지침이다. 누가 개혁의 담당자이며, 이들은 다른 사회집단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무엇보다도 누가 우리의 이름으로 말하고 새로운 사회를 함께 형성할 수 있는지가 결정적인 문제라고 한다. 공정성 실현에 본질적인 조건은 모든 당사자가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에서는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생산과 효율성 제고를 중심에 두고 이를 통해 성장을 계속 보장하려고 하는 반면, 탈성장 이념은 경제의 성장 방향을 총체적으로 돌려놓는다. (본문 내용 중에서)

 
미래를 가꾸는 경제활동 연대에서는 사회적으로나 생태적으로 미래가 있는 경제 방식을 마련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대변하는데, 경제활동이 인간의 사회적 삶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돌봄과 자연도 생산에 속하고, 경제적 가치 창조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노동 분업의 근본적 변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프리가 하우그의 넷을 하나로 보기이념에서도 생계 노동, 돌봄과 재생산의 노동, 자신의 다양한 능력을 개발하는 노동 그리고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적극적인 정치활동, 이렇게 인간 활동의 네 영역을 이야기한다. 탈성장 사회에서는 도시 계획과 농촌 계획의 급진적 변화가 필요하고, 삶의 영역 분리와 위계화에서 벗어나 시간 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모두가 성장의 절대명령에서 벗어나 좋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좋은 삶을 다시 하나의 정치적 물음으로서 함께 협의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틀을 만들어 내는 것이 구체적 유토피아로서의 탈성장이 될 것이다.
 
(문예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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