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는 한국사 -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우리 역사의 불편한 진실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과 소개글을 봤을 때는 잘못 알려진 역사의 숨겨진 이면의 진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들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대부분 들어보았거나 도서를 통해 읽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들일 것이다.

 

불편한 진실을 한 권에 묶어놓은 책이라지만 읽다보니 어리둥절한 내용들이 많고 왠지 모를 불쾌함에 휩싸였다. 역사 비판을 넘어서 비난하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또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며 접근하는 방식에 반감이 든다.

 

먼저 신라의 삼국통일이라는 과정을 당나라의 고구려 멸망과정이라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그렇다. 고구려 멸망은 연개소문 사후에 내부 분열이 주원인인데 이 책에서는 철저히 당나라 입장에서 서술하는 느낌이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그렇게 보이긴 할테지만 당나라가 고구려를 염탐하여 분란이 있음을 알고서 정벌 계획을 세웠던 것인데 그 내용을 빠뜨리면 당나라만 높게 평가하는 모양새가 된다.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해서는 당나라와 연합했기 때문에 늘 비판적인 시선을 받아왔다. 현재 교과서와 많은 도서들에서는 이미 통일신라시대라 하지 않고 발해와 함께 남북국시대로 표기되고 있다.

 

태극기의 4괘를 중국의 것으로 흔히 오해하고 있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중국 측에서 대륙의 역사를 몽땅 중국역사로 주장하기 위해 애초에 모든 역사왜곡을 시작했지만, 주나라 시대까지도 지금의 지나족은 역사에 없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쓰고 있는 것이다.

 

처음엔 이 책이 많은 토론거리를 준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 방향 제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알 수 없으므로 이 책의 내용으로 토론을 하게 된다면 디베이트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토론으로 디베이트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역사 정보에서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는 일을 간과하게 될 것이다.

 

역사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고 다르게 판단될 수 있기에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저자도 분명 역사를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다는 다양성으로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저자의 역사관은 주관적 입장이 강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했더라도 큰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로 진행되는 방식에서는 피로가 느껴진다. 독자에게 패배주의라도 심어주려는 것인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었고, 근현대사 부분에 들어서자 솔직히 위험한 책이라는 생각이 본격적으로 들기 시작했다. 저자의 주관적 의견들이 본색을 드러낸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 민족을 스스로 낮게 평가하고 미국과 일본 등의 원조로 우리나라가 발전하게 되었다는 의식을 심어주려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다름 아닌 식민사관이다.

 

아쉬운 역사들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가능성이나 우리가 성찰해야할 점 등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들려주고, 좀 더 큰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역사도서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페이퍼로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