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다람쥐 봄볕 어린이문학 01 (꼬리연 문학) 1
이동하 지음, 이보름 그림 / 꿈꾸는꼬리연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한다. 부족함을 모르는 아이들이 뭔가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개발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던 전쟁 세대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요즘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하다. 옛날 환경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고 개구리나 물고기를 잡은 이야기는 무용담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절의 고생스러웠던 가난한 생활과 전쟁으로 두려웠던 기억들까지는 전달되기 어려울 것이다.

 

<전쟁과 다람쥐>에서 학교 앞 풀밭에 숨겨 두었던 다람쥐가 걱정되어 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학교에 다람쥐를 찾으러 간 소년의 마음에 어린이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다람쥐를 숨겨둔 장소를 공사하고 있는 광경을 보고 정신없이 달려들다가 총에 맞아 쓰러진 소년. 독자들은 소년이 왜 총에 맞았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전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어른들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죽은 다람쥐를 안고 엉엉 우는 아이를 보면서 주변의 어른들은 한심하게 바라보았을 것이라 상상이 된다. 소년의 아버지의 야단처럼 다람쥐를 찾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팔각 성냥>은 생일 선물로 받은 용돈을 들고 읍내 장터에 나간 아이의 이야기다. 독자들은 장터에서 가야 사람들이 붐비던 그 시절의 풍경들도 상상할 수 있고 싸전, 옹기전, 어물전, 난전, 야바위판, 드팀전 등등 시장 안 가게들의 옛 이름들도 알게 될 것이다. 떡도 사먹고 서커스도 구경하고 지치고 허기가 진 아이의 주머니 속엔 동전 몇 개만 달랑 남게 될 것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어느 새 날이 저물기 시작하고 시장을 나서는 아이의 허전함. 그래도 팔각 성냥을 사가지고 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독자들의 마음도 위안이 된다.

 

이 외에도 네 가지 이야기가 더 담겨있는 단편집이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옛 표현들과 어린이들에게 어려운 단어가 설명되어 있어 어휘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꿈꾸는 꼬리연'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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