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 선거하는 날 - 반장이 되기만 하면 그뿐이야!
위베르 방 케무욍 지음, 박선주 옮김, 코로넬 무타르드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처럼 반장 선거가 이루어지는 동안의 아이들의 이야기다. 프랑스 인기 작가라는 타이틀에도 살짝 이끌린 것도 사실이고, 그만큼 명성이 있는 그의 작품이 궁금했다.

 

고모가 대통령의 서촌과 같은 학교에 다녔다거나 아빠가 시장과 잘 아는 사이니까 자신이 반장을 해야 한다고 우기는 모습도 아직 어린 아이들이기에 귀엽게만 보인다. 제일 친한 친구인 레오처럼 반장 선거에서 친한 친구를 뽑아주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제일 좋아하는 친구인 클라리스도 반장 선거에 나가겠다며 자신에게 무언의 미소를 짓는 것을 보니 독자들도 왠지 난처해진다. 투표를 두 번 해도 되냐고 선생님께 물어보는 심정을 어린이 독자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급식에 감자튀김이 더 자주 나오도록 하겠다는 둥, 화장실에 휴지가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둥, 반장 선거에 나가려는 학생들은 점점 많아지고 혼자만 먹던 젤리를 반아들 전체에게 나눠준다던가, 평소에는 빌려주지 않는 장난감을 빌려주겠다고 하는 둥 본격적으로 뇌물공세를 펼치며 선거운동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클라리스가 반 친구들의 마을을 얻으려고 애쓰는 모습에 샘나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했다는 쥘의 말이 그 모든 이상한 감정들을 대신 표현해주는 듯하다. 평소에 같이 놀지도 않던 친구들과 친한 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른들의 중요한 선거 때의 모습이다.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고 싶지 않아서 결국 기권을 택하며 우리가 뽑는 사람은 반장이지 대통령이 아니라는 발언이 왠지 심상치가 않다.

반장 후보로 나가지도 않은 쥘이 일곱 표를 얻으며 반장이 되는 상황도 뜻밖이지만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거권에 대한 민주주의 의식을 반 친구들의 만족스러운 표정이 대신해주는 듯하다.

 

 

 

('아름다운 사람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http://cafe.naver.com/hanuri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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