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이펙트 -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냉철하고 뜨거운 분석 10 그레이트 이펙트 9
프랜시스 윈 지음, 김민웅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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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자본론>의 탄생과 운명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소한 얼마간의 독자들이라도 <자본론>을 다시 대하도록 설득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을 담고 있다. 누구라도 <자본론>을 읽으면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마르크스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철학과 문학의 기초를 힘들게 쌓아올렸고 그 지적 기반으로 정치경제학 쪽으로 연구의 중심을 옮기게 된다. 그 결과 <자본론>은 엄청난 분야의 다채로운 인용들을 담고 있다.

“사상은 존재에서 나오는 것이지, 존재가 사상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포이어바흐의 논리를 관념철학에서 물질세계로 확장하여 32 ‘국가라는 사상’이 주체이고 사회는 객체라는 헤겔의 철학을 거꾸로 뒤집으면 문제는 해결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철학자는 그동안 세계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단지 ‘해석해오기만’ 했다. 그러나 핵심은 이 세계를 실제로 ‘변화시키는’ 것이다.”는 말에 <자본론>의 본질적인 주제가 들어있다.

<자본론>의 초기 원고본이 된 “파리 수고(手稿)”는 직설적인 주장으로 시작된다. 가장 좋은 경제적 조건 아래에서도 노동자의 운명은 결국 “과도한 노동과 때 이른 죽음이며, 기계로 전락하는 삶과 자본의 노예가 되는 것”이고, 노동자의 노동은 “그가 생명력을 부여한 객체가 그에게 적대적이고 낯선 것으로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부르주아는 인간의 개인적 가치를 교환가치로 바꿔놓았다는 <공산당 선언>의 내용도 후에 <자본론>에서 깊고 복잡하게 주제를 전개한다.

철학의 거대한 집대성을 이루는 <자본론>의 집필 작업에서 어디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지 알 수 없고, 더 연구하고 써나가면 나갈수록, 완성과는 거리가 더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고 계속해서 중간에 끼어드는 일들과 그의 경제적 환경 때문에 더욱 집필 작업은 미루어졌다.

1844년 “파리 수고”와 1867년 <자본론> 제1권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인 1953년 <그룬트리세>에서 소외, 변증법, 돈의 의미에 대해 길게 언급하며 철학과 경제학을 하나로 융합시켰다. 노동력과 잉여가치 분석은 <자본론>의 초고로 읽힌다고 한다.

작업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고 주변 사람들을 믿게 하며 자신이 병에 걸린 것과 완성도를 높인다는 변명으로 자꾸 기한을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출간된 <정치경제학 비판에 대한 기여>는 실망스러운 내용으로 그의 친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신문 기고문, 명예 훼손 소송, 그리고 책 한 권 분량의 반박 등에 시간을 보내느라 다음 출간도 늦어지고, 간 질환과 피부감염 상태에서 1년 이상 마무리 작업 끝에 엉덩이 부스럼으로 책의 마지막 몇 페이지는 서서 쓰며 완성한 <자본론> 제1권만이 그가 죽기 전 완성한 책이다.

미완성의 파편화된 작품인 <자본론>에는 오류와 잘못된 개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본론>의 가치를 존중하는 이들에게도 반드시 인정되어야 할 부분일 것이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상품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두 가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어떤 물건의 교환가치는 그 안에 “응축되어 있는” 노동의 양을 반영하고 있다. 노동력은 다른 여타 상품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으로 그 가치가 측정되는 하나의 상품이라는 것은 마르크스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었다. 자본주의 생산의 목표는 노동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노동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저작은 자본주의 체제와 마찬가지로 결말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것에 대해 열려있다고 한다. <자본론>의 이론에 대해 확신하면서도 그 이론을 정리해 나가는 어려움 속에서 오랜 세월 동안 집필해온 마르크스의 고뇌를 엿볼 수 있고, 출간이 머지않았다고 큰소리치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게 해준다. 마르크스의 고뇌와 영감을 가져온 기원을 추적하여 조숙한 지적 탐구를 평생 계속했던 노력파였던 마르크스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는 책이다.

 

(세종서적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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