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ㅣ 탐정 히구라시 시리즈 1
야마구치 코자부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4년 6월

인간이 가진 오감 중에서 시각만 갖고 있는 특이한 설정의 인물 타비토. 시각에만 의존하여 다른 감각들을 보완하는 까닭에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으로 물건을 찾아내는데, 물건만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까지 찾아내는 탐정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루지 못한 사랑을 평생 간직한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타비토가 발견한 의자 속의 쪽지로부터 호기심은 시작되고, 고인이 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의자를 선물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자는 의자 안의 편지를 못 본 것이 아니라 다시 원래 있던 곳에 간직했던 것이고, 남자는 의자를 선물 받고 나서 편지를 열어보지 않은 채 간직만 하다 떠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가슴 속에 잔잔한 감동이 퍼져나간다.

두 번째 이야기는 추억이 담긴 물건에 관한 이야기다. 남들이 보기에는 작고 시시한 고민일지라도 추억이라는 건 타인과 결코 같은 가치를 지닐 수는 없다.

어린 시절 잠시 훔쳤다가 돌려주지 못한 낡은 키홀더 인형을 비오는 날 잃어버린 요코의 불안한 마음을 타비토가 읽어내고 부탁하지도 않은 물건 찾기를 시작한다. 빗속에서 인형을 찾아낸 그의 행동이 요코의 표현대로 지나친 간섭에 바보 소리를 들을 만하고 생각되었지만 같은 물건이 있었다는 추억에 잠긴 말투에 짐작이 가듯, 인형은 요코의 첫사랑의 기념품이었음을 여운으로 남긴다. 물건의 가치를 정하는 건 물건의 주인이고 기억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다.

탐정 소설이라 하면 빈틈없는 관찰력으로 놀라운 추리를 일삼는 완벽한 인물을 기대하게 마련이다. 남들과 다른 신체조건과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과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특별한 캐릭터인 타비토를 통해 인생의 의미는 자신이 찾아야 함을 깨닫게 되어 마음속이 따뜻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