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진화론 - 공학도가 바라본 자본주의 위기
김송호 지음 / 태웅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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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를 넘어서면서 더 이상 산업 자본의 형성이 중요하지 않게 되어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저축보다는 소비를 촉진하게 되었고, 과소비를 부추겨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신용카드가 등장했다. 은행 이자 제도와 이러한 신용 창출 시스템으로부터 거품 경제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원래 금액의 몇 배 내지 몇 십 배에 달하는 화폐 유통 효과를 만들어내는 순기능도 있지만 신용 경색이 일어나면 부의 거품이 꺼지면서 손해를 입히는 부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화석 연료, 광물 자원, 산림 자원 등 지구의 자원을 인간이 공짜로 훔쳐 쓰고, 이런 자원들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을 후손들에게 떠넘김으로써 거품이 만들어져 현대의 부가 되었고 또 커져왔고 인간이 필요 이상의 부를 축적함으로써 지구 자원을 축내고, 빈부의 격차를 심화시키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에서 경제 성장은 인간의 행복을 가로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사회 불안 요인을 야기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부자들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님을 깨닫고, 그런 의미에서 성장과 분배를 함께 추구해야하는 한국의 현실에서는 미국식 자본주의보다는 북구식 자본주의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까지 이미 불어닥치고 있는 세계적인 금융 붕괴와 조만간 현실화될 화석 연료의 고갈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엔트로피 법칙을 경제에 적용한 엔트로피 경제학으로 봤을 때, 부는 무한하게 커질 수 없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요지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공학도의 시선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사회 현상도 자연 현상의 연장이기에 충분히 적용 대상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화석연료의 고갈로 인해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뿌리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

 

마지막 6장에서는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퇴직한 후 귀촌하여 자급자족하는 소박한 삶을 살면서 취미 활동과 봉사 활동을 하는 ‘행복한 시니어 공동체’와 성장과 분배에 관한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면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이 올라가 경제 성장이 되어 그 이상의 혜택이 부자들에게 돌아갈 것이고, 분배가 소득 증대를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하고, 서민들을 보호하는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한정된 지구의 자원을 서로 공유하여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골고루 사용하며 필요할 때 활용하면 자원도 아끼고 개인적인 필요도 충족시킬 것이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 활동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자가 되어 서로의 분야에 집중하는 아웃소싱과 같은 상생 구조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소유에서 공유로 나아가고 있는 움직임을 통해 공유 경제 시스템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아직은 불가능할 것 같아 보이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방향은, 앞으로 우리가 처해질 위기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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