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타임피아

굿바이! 타임피아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8
정유리 지음, 김규택 그림 / 책속물고기 / 2014년 3월

숙제를 늦게 하고, 밥을 늦게 먹고, 준비를 늦게 하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부모는 특히 엄마들은, 아이가 남들보다 뒤쳐질 새라 빨리 빨리 하라고 재촉하게 된다.

여유롭고 오래 숙성한 새콤한 김치를 좋아하지만 천천히 하느라 자꾸 늦게 되서 고민인 유노는 느림보라 놀림까지 받자 타임피아에 가기로 결심한다. 타임피아에서는 생활 스피드를 업 시키는 훈련을 한다. 무조건 빨리해야하는 미션들의 연속이고 타임피아에서 잘하는 기준은 오직 시간 단축이다.

무조건 빨리하는 건 언제나 행복해, 라며 아이들을 세뇌시키려는 타임피아의 노래가 우스우면서도 초조한 엄마들의 노래인 것만 같아 씁쓸해진다.

왼손으로 빵을 먹으며 동시에 오른손으로는 수학 문제를 풀며 최종 테스트를 치르는 모습은 유노의 표현대로 로봇이나 다름없다.

1등으로 타임피아를 졸업하여 옷도 빨리 입고, 밥도 빨리 먹고, 준비도 빨리 하게 되었지만, 모든 것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자 주변의 모든 것이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지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엄마도 선생님도 빠른 게 좋은 것만은 아니고 천천히 해야 하는 일은 천천히 해야 된다고 말한다. 유노는 타임피아에서 배운 대로 무조건 빠른 것이 좋다는 생각을 고수하며 행동하지만 오히려 말썽만 일으키는 결과가 나타난다.

마침내 유노도 빠르다고 다 잘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엄마 말씀처럼 양치질은 빨리, 책 읽기는 천천히, 상황에 따라 자신의 방식대로 해나가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타임피아라는 가상 체험을 통해 빠른 것도 느린 것도 정답은 아니며 조금 늦더라도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http://cafe.naver.com/hanuri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