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의 도시 사계절 1318 문고 90
장징훙 지음, 허유영 옮김 / 사계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펼친 순간, 약간 삐뚤어진 듯한 표현에 불쾌감을 느끼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몇 장 넘기다 보면 주인공 소년의 시선을 빌어 표출된 살아 움직이듯 꿈틀거리는 생생한 표현에 감탄하게 되고 작가의 직설적이고 통쾌한 문체에 어느새 길들여질 것이다.

말 잘 듣는 학생들을 선호하고 성적을 우선시하고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학교 교육은 아이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교육임을 꼬집으며, 내가 서서히 죽어가는 느낌이 드는 곳이라고 표현할 만큼 학교는 우지룬에게 희망이 없는 곳이었다. 그런 표현에 왠지 공감이 가는 것이 씁쓸하다. 불쾌증후군인 그에게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비평의 대상이다.

 

어이없는 사건과 오해를 발판으로 하지만 사춘기라서 저질렀을 수도 있는 자퇴와 가출은 우지룬에게 있어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 사회 경험은 확실히 제대로 인생 공부는 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다.

 

우리나라의 80~90년대 학교의 수업 방식을 대만 고교생 우지룬이 어찌 알았을까 싶을 만큼, 발전의 기간이 길지 않은 개발도상국의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대를 반영하고 풍자하여 문학 역사적으로도 큰 의의가 될 것 같은 이 소설은 우리나라 근대문학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작가의 고향이기도 한 타이중이라는 도시의 모습을 풍속화처럼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을 통해 대만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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