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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학교는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오늘, 우리 학교는 이란 책을 만났습니다.
아이가 먼저 읽은 후 제가 읽었는데요. 짤막하게 써 내려간 아이의 독서록에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슬펐다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저는 오늘, 우리 학교는 이란 제목만 읽은 상태라 왜 슬픈 감정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는지 참 많이 궁금해서 저도 바로 이어 읽었어요. 이상하게도 첫 페이지에서 여러 생각이 떠올라 책장이 한 번 만에 넘어가지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굳이 글 밥을 읽지 않아도 아이들의 표정에서 느낌을 다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그림이 좋아요. 판화와 콜라주 기법이라 조금은 거칠어 보여도 여운이 남는답니다.

저자인 브리타 테켄트럽은 아동 도서의 최고 권위가 인정되는 상인 볼로냐 라가치상을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나 수상한 경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화책을 출간해온 분인데요. 저도 이분의 작품 중 사계절이나 미용실에 간 사자 등은 아이와 함께 읽은 적이 있는 낯익은 제목이 보여서 반가웠답니다.

학교 현관의 흔한 풍경이 표지 그림이에요. 분위기가 어때 보이나요? 삼삼오오 모여있거나 표정이 밝거나 하지만 유독 눈에 띄는 아이들이 몇 있습니다. 이전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여 오늘 전학 온 파울, 수영은 잘 하지만 잠수가 두려운 마리, 그리고 톰에 의한 괴롭힘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막스에요. 선생님이 한 분 서계시기는 하지만, 도움을 주는 상황이 아니라 아쉬운 마음입니다.

오른쪽 페이지에 밝게 웃고 있는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로 이 이야기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꽤 중립적인 입장에서 서술해 주는데요. 다른 아이들은 어둡기도 하고 슬픈 표정에서 변화가 있지만, 이 노란색 옷을 입은 아이는 처음과 끝 아주 환하게 웃고 있어요. 저희 아이는 학교 친구들의 문제점이 해결되거나 그럴 거라고 믿기에 이 여자아이가 웃는 얼굴이라 생각한다네요. 저도 정말 왜 그런 걸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저희 아이가 말합니다. 학교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배우는 곳이고 좋은 학교는 공평한 선생님들과 모두에게 친절한 친구들이 많은 곳이래요.
이 책의 학교는 모두가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들도 사람이기에 완벽하지 않고요. 서로에게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 조차도 많이 너그럽지 않은 학생들이 많이 있어요.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 한 명씩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만나다 보면, 감정 이입이 저절로 되어 찡그리기도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답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에 색안경을 쓰고 바라봐요. 굳이 다 똑같아야 할 이유가 없는데 같기를 원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불공평함이 존재합니다.
편견이 아닌 아이들을 존중하고 배움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선생님들이어야 하지요. 나와 다르다는 대체 기준이 뭘까요? 또 그 기준은 누가 정한 걸까요? 부모님, 선생님이 정한 그 기준 그대로 아이들이 사용하는 건 아닌지요. 누구나 생각이 같고 똑같이 행동할 필요는 없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또 상대방을 위로하며 용기를 줄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모든 아이들은 이런 차별이라는 문제 외에도 성적이나 친구 등 정말 다양한 문제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지만, 친구나 선생님의 도움으로 혹은 스스로 해결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학교생활이 어떠했는지 혹시 물어본 적 있으세요? 저희 아이는 모두 다 좋았는데 책상이 불편했다고 회상을 하던데요. 겨울 방학을 보내며 오늘, 우리 학교는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며 아이와 함께 학교 얘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재밌고 즐거웠던 얘기도 좋겠고요. 혹 저희 아이처럼 사소한 것이 아닌 다른 속상한 점은 없었는지 시간을 내어 아이와 얘기해보는 시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현재 등교를 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 학교가 참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겨우 만날 수 있는 친구들도 선생님도 직접 만나 즐거운 시간 가질 수 있었던 평범한 학교생활이 정말 까마득한 옛날 같은 그런 느낌이지 않나 싶습니다. 추운 겨울이 가면 아이들이 웃으면서 매일 등교하는 그런 내년 봄이 오면 참 좋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