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옆과 겉의 마른 흙을 걷어내고 촉촉하고 버슬버슬한 짙은 색의 흙을 만지는 느낌이다. 화자는 과장이 적고 솔직하고 차분하게 관찰한다. 지어낸 이야기라는 느낌보다는 실존하는 그 사람의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다 읽은 후에 안거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작가를 녹여낸 이야기들이라 그런가보다. 특히 이미지를 이용한 표현들이 많이 와닿았다.소설을 많이 읽진 않았지만, 어두움에서 밝음을 찾으려는 무의식을 억지스럽지 않게 드러내서, 이렇게 떨림까지 주는 소설은 오랜만, 혹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