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코너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1
존 치버 지음, 박영원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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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럽다.
화자는 이 사람 저 사람의 인생에 자유자재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이야기를 엮어낸다.
존 치버 말년의 역작이라더니.
70년 쯤 살면 내가 아닌 남이 되기 좀 쉬울까.

패러것이 팔코너로부터 떠나는 장면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연상되지만
하늘 아래 새 것 없으니.

현대문학은 그래도 어렵다.
현대에서 사람구실 하며 살기도 어려운데
애써 문학 같은 걸 하면서 살기란 더 어렵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시니컬해지고 싶은 날은 빨책을 처방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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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노이즈
돈 드릴로 지음, 강미숙 옮김 / 창비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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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굉장히 취약한가보다. 작가가 차곡차곡 쌓아올린 두려움에 관한 이미지들이 거북스러워 계속 읽기 힘들었다. 대놓고 혐오감을 주지는 않았지만 제목인 백색소음처럼 조금씩 까끌거리는 느낌이 들어 책을 잡았다 팽개쳤다를 반복했다. 결국 3주나 붙들고 있었다.

뒤로 가면서 알게 된 것은 세기말적인 음울하고도 실체를 알수없는 공포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술에 반해 굵직한 사건들이 인과적으로 펼쳐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게 읽는 사람을 주저하게 하고 산만하게 만든다. 책장이 펄럭펄럭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장면에 대한 이미지들,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감정은 겪어낸 일처럼 생생하고 힘겹다. 단순히 번역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실제로 별로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이 아주 깊은 감정을 갖게 하면서 매우 천천히 나아간다. 결국 같은 얘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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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조 씻기기 -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민음의 시 189
황인찬 지음 / 민음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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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조 키우기 라든가
구관조 먹이주기 라든가
구관조 관찰하기 라면 이렇게 놀랍지 않을 것이다.

구관조는 씻길 필요가 없다.
제 스스로 씻는다.
필요 없는 행위 일어나지 않을 행위가 제목이라는 건
불안하고 쓸데없다.

불안하고 쓸데없는 일에 시 읽기 만한 일이 또 없다.

그래서 좋았다는 것도.
광명 철산역 탐앤탐스에 가서 우연인 척 시인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을 정도라는 것도.

익숙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어색한 언어들의 흐름.
틀린 것이 아니라 비틀린 것이다.
그렇게 비틀면 뭔가 나오겠지.
내 경우엔 경이와 감탄.

사전이 그리 크지 않은 시인 이란 이동진 기자의 말도
외려 칭찬으로 들린다.
이 말들이 내가 어제도 썼고 오늘도 쓰고 있는
그 말과 다를 바 없는 말이라는 게
왜 이렇게 놀라운지.

식상하지만.
언어의 마술사 ㅋㅋㅋㅋㅋ
아... 다른 표현을 찾을 줄을 알았으면
내가 벌써 시인이 되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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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작가 수업 - 키웨스트와 아바나에서의 일 년
아널드 새뮤얼슨 지음, 백정국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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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의 조상님
헤밍웨이가 열 문장을 쓴 데서 밑줄을 긋는다면 열 문장을 다 그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문장과 문단이 서로 촘촘하게 이어지는데 이 책은 그 엄청난 비법을 알려준다.

어니스트를 찾아 쿠바까지 온 한 소설가 지망생에게 들려준 말들인 만큼, 그가 직접 내게 이야게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고 다정한 조언들이 이어진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낚시 이야기가 엄청 많이 또 깊게 나온다.

그렇지만 그 시간을 통해 <노인과 바다> 이야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하니 ... 참 신기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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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무정 1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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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잡는 포수 이야긴데 의외로 19금 ㅋㅋ
작가님 문장은 항상 조금씩 넘치는 느낌이다. 과잉.

정혜윤 PD의 <사생활의 천재들>에 호랑이를 연구하는 학자의 얘기가 나와서 좋은 소재이겠다 생각했는데 벌써 책을 쓴 부지런한 작가님. 사실 소재를 먼저 발굴한 게 작가님이고 정혜윤님은 그 뒤에 작가님으로부터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곧 대호 라는 영화도 개봉한다는데 이 책의 시놉시스가 원작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감정의 흐름은 갑작스럽고 서투르지만
사건의 흐름은 흥미진진.
사건의 흐름만 쪼로록 정리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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