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중에 도서실에 잠시 들러 훌렁훌렁 넘겨본 책. 오늘 새벽에 신기수님과 페친이 되었다. 숭례문 앞에 있어서 숭례문학당이라는 재미난 독서그룹을 이끌고 계신데 그 숭학당에서 펴낸 책이다. 난 혼자 읽기에도 급급하고 의미를 다 흡수하고 싶어하는 욕심 많은 독자다. 그래서 토론은 쥐약이다. 작품을 읽으면 다양한 관점이란 애초에 없는 듯하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상의 피드백을 얻고 싶다. 일단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대화를 하고 더 많이 깨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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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나루케 마코토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낮에는 자신이 하는 일에서 아무런 보람도 찾지 못하고 퇴근 후에는 술자리에서 하릴없이 푸념만 늘어놓지 않는가? 만일 그렇다면 당신은 크리에이티브 계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런 자세로는 죽었다 깨나도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p.29

한 권의 책을 천천히 완독할 경우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내용이 떨어지고 지루한 부분이 많아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계속 읽게 된다. 그 결과 책읽는 데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성에 젖어 읽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권의 책을 병행해서 읽으면 짧은 시간에 그 책의 취지와 세계관을 파악하려 하기 때문에 당연히 집중력이 높아진다. p.37

당나귀는 여행에서 돌아와도 당나귀일 뿐 말이 될 수 없는 법이다. p.57

가장 먼저 성공 운운하는 책부터 버려야 한다. 성공은 남을 그대로 따라하고 흉내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p.67

출퇴근시간에 지하철보다 더 책읽기 좋은 교통수단을 찾아라. ... 회사에 있지 않은 시간까지 회사를 위해 투자할 필요는 없다. p.97

올해는 100권 읽는 게 목표인데.. 이 아저씨처럼 읽으면 200권도 읽겠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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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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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좋은 소설은 주인공에 관한 진실을 들려주지만, 나쁜 소설은 작가에 관한 진실을 알려준다. - G.K.체스터턴.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하고 그 말의 양도 엄청 많은데
아직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잘 모르면서 일단 내질러본 소설 같다. 작가 인터뷰 곳곳에서 초조함이 느껴진다.

근데 그런 단점을 상쇄시킬 만한 매력이 있긴 있다. 소설 속에 삽입된 세연이 쓴 걸로 되어 있는 잡기 라는 제목의 이야기 속에서 보여준 오늘날 우리 사회와 우리 세대에 대한 통찰력은 이 소설을 운전하면서 오디오북으로 들으며 귓등으로 흘리던 내게 응? 하는 순간을 주었다.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것도 이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예쁘고 섹시하고 똑똑하고 영악하며 다른 사람들을 홀려 마음대로 주무르며 심지어 자살로 밀어넣는 세연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설득력을 확 깎아먹는다.

제시하는 담론은 타당성이 있지만 스토리로 엮어내면서 너무 비약이 심해졌고 엉성하고 평면적인 인물들이 계속 쏟아내는 말들은 자기방어와 자기배반을 오락가락하는 동어반복.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그냥 작가의 말이다.

나 또한 그 세대이기에 작가가 엄청난 결론은 아니더라도 밑줄 그을 만한 방향 정도는 제시하기를 기대했다. 좀 더 많이 손보고 내놓아야 했을 소설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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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자화상
전성태 지음 / 창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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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성석제가 어느 지면에선가 이 책을 올해에 읽은 책 중 단연, 이라고 추천한 글을 읽었다.

첫 번째 단편을 읽었는데 잘 읽혔다. 어? 하고 두 번째 단편을 읽었는데도 잘 읽혔다. 시간 끌지 않고 빨랑빨랑 재기있고 맨 끝엔 뒷통수치는 반전도 간간이. 머릿속에 금새 시공간이 만들어지고 인물이 살아 숨쉬며 말을 했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한 번도 어떻게 살지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람들. 작가가 꼼꼼히 둘러보고 관찰했을 일상의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뭔가 특별한 이야깃감을 찾아 나선 것 같은 소재들도 있지만-골동품 파는 남자 이야기나 실향민 탈북자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 편안하고 일상적인 서술 속에서 아주 잠깐 제 빛을 반짝 드러냈다가는 다시 있는 듯 없는 듯 묻혀 있는 것도 좋았다.

가장 이질적이면서 또 묘미가 있었던 건 시골 관청에 대통령이 방문하면서 여자 공무원들이 다방 레지한테 커피 따르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였다. 대통령이 온 얘기가 아니라 대통령이 온다고 해서 준비하는 이야기.

일상이라는 세계를 잘 벼린 칼로 손질하다가 구석구석에서 이야기라는 살점을 찾아내 떼어서 손님 접시에 놔주는 엄청 솜씨 좋은 일식요리사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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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시장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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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도 어조도 느낌도 제각각인 7개의 세계.
이 작가의 작품은 정말이지 새로운 시공간=세계를 연다.
장르적 편애일수도 있겠으나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운전하다 말고 오디오북으로 돌려 들었을 정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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