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서 우리반 어린이가 이 책을 만지작거리다가 내려놓는 것을 봤다. 엄청 개구쟁이인데 책 고르는 안목은 있지만 끝까지 못 읽는 건 함정 ㅋㅋ 이 책도 들춰보다 그냥 내려놓길래 내가 집어왔다. 우리나라에서 만약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국지전이 아니라면 당연히 핵전쟁이겠지. 만약 내가 살아남는다면.. 내가 인류 최후의 인간이라면.. 최초는 정해져있지만 최후는 정해진 바가 없으니 좀 더 상상해봐도 된다. 시골 농장이 아니라 도시의 지하실이나 터널 속이라면? 이야기는 많은 것을 덜어내고 가장 말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간다. 복잡한 설정과 디테일한 묘사는 거의 없다. 핵폭탄이 왜 떨어졌는지 그런 설명도 없고 그냥 떨어진 뒤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설명만 있다. 세상에 혼자 남은 소녀의 일기라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또다른 인간. 방사능 보호 플라스틱 물질을 만든 화학박사는 자신이 만든 안전복을 입고 살아남아 소녀가 있는 골짜기로 들어온다. 피폭된 그를 구하기 위해 소녀는 많은 것을 희생하고 돕지만 겨우 회복된 그는 소녀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속박하려고 한다. 그리고 달아난 소녀에게 총을 쏘아 다치게 하고 사로잡으려고 한다. 소녀는.. 박사의 안전복을 훔쳐 다른 곳으로 떠난다. 끝. 윌스미스가 아들과 함께 나온 영화가 생각나는 책이었다. 그 영화도 한 번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