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와 고향이 같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또 새로이 알게 된 사실. 할아버지 고향이 이북이라는 것도. 그것도 비슷한 지역.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하루하루 연필로 꾹꾹 눌러쓴 것 같은 일기. 2002년부터 2007년 그 시간 동안은 나도 그렇게 하루하루 꾹꾹 눌러 쓰듯 살았다. 일기에 나오는 영화나 책, 작가들이 낯이 익어서 어머머 저도요 하고 말을 걸고 싶었다. 요즘 문득 생각하는데 생각하고 쓰는 걸 놓은 지 벌써 8년이다. 2년이 더 지나면 내이년은 10년을 맹탕.. 읽기와 쓰기에 기꺼이 내 삶을 바치고 싶다고 했지만일상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허덕댄 지 8년이 되었다. 지금은 사고 싶은 책 원없이 사볼 수 있는데.보고 싶은 공연 얼마든지 보고 영화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왜 그때처럼 못 사는 건지 자책하는 것도 아주 가끔 가아끔 하고 말았는데.. 이 작가의 성실함이 그 연필자국이 손에 만져지는 것만 같다. 10년 되려면 2년 남았네. 내가 좀 벼락치기형 인간이잖아. 작년 이맘때부턴 도서관 다니며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올해 이맘때부턴 영화와 공연을 좀 보자. 일에 영혼까지 좀먹히지 말고좀 단단하게 자신을 지켜보자. 이렇게 말하지만 인터넷 서핑하다가청년 3명 중 1명이 백수라는 기사를 읽으면 또 나는 잘 한 거라며 자기위안을 엄청 하겠지. 휴...미리 비꼬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