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뭐 하나 꾸준히 하는 게 없다. 그나마 책읽기와 글쓰기가 취미라고는 하는데 한 두 달 독서에 열 올리다가 슬슬 연체되기 시작하면 그것도 관두고 또 아무 것도 안하고 지내다가 이러다가 바보 되지 싶어서 몇 달 만에 책 한 권 잡아보고 그러다 불붙으면 또 엄청 열심히 읽다가 곧 시들해진다.이런 내가 스토너를 재밌게 읽었다면 이상한 거 아닌가스토너의 열심을 사랑한다. 마치 아모스 오즈 소설에 나오는 미카엘처럼조용한 열정을 지닌. 많은 남자들이 그렇다는 것을 안다. 그런 남자들이 좋은 남자라는 것도 안다. 아.. 그렇지만 왠지 심심한 사람들이다. 아마 나의 투덜거림을 듣고도 그냥 싱겁게 웃곤 자기 할 일을 할 사람들.견고하고 고독한 사람들. 빨간책방에서 아마 나와 같은 과일 흑임자 중혁작가님이20년 뒤에 이 책이 감동적인 이유를 알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도 그때까진 별 세 개. 나처럼 촐랑 팔랑거리는 애한텐 너무 진중한 (재미없는) 남자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