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다. 이런 소재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니...나라면 죄책감에 매일 두근거리며 사는 쭈구리를 만들지 않았을까. 죄와 징벌. 작가는 카프카의 어떤 소설을 읽다가 문득 구상했고 다 쓰고 보니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과 엇비슷한 모양새가 되었다고 했다. 하나는 불완전하지만 둘은 그보다 완전하다. `나`는 시봉을 잃었지만시연을 얻었다. 이야기의 결말에 이게 뭐지? 하면서도 결국 그렇게 잘 살아가겠지..하고 낙관하게 되는 이유다. 언젠가는 내 머릿속에 박힌 죄의식도 이렇게 형상화해보고 싶다. 나라는 사람. 그리고.. 왠지 정유정의 <내 심장을 쏴라>가 생각난다. 형상화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