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품격
김기석 지음 / 현암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기석 목사님의 [최소한의 품격]은 현대 사회의 혼란과 분열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품격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입니다. 이 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경향신문, 국민일보, 월간에세이에 실린 칼럼 63편을 주제별로 재구성하여,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가치들을 되새기게 합니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으며, 그 안에는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는 짧은 칼럼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정치와 사회, 자연과 생명, 기억과 슬픔, 공존과 연대에 대한 메시지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단순한 관찰이 아닌, 오랜 시간 사람과 세상의 관찰로 적혀진 한 목회자의 애정과 슬픔, 기도가 베어 있습니다.


“경외감을 잃는 순간 세상은 시장 바닥으로 변한다.”

이 말은 단지 종교적 경외에 국한된 것이 아닌것 같습니다. 자연 앞에서, 생명 앞에서, 타인의 고통 앞에서 느껴야 할 당연한 떨림을 잃었을때 사회가 얼마나 매말랐는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아픔에 무감각해지고, 성찰보다는 소비에 익숙해진 시대에서, 우리는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하는 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또 김기석목사님은 세월호, 장애, 기후위기, 기억 투쟁, 젠더 문제 등 현실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서 언급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정쟁의 언어로 풀기보다, “그 안에 사람이 있다”는 관점을 잃지 않는다.

“조롱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이들, 망각에 저항하며 기억 투쟁을 벌이는 이들은 결코 지지 않는다.”

이 문장에서 김기석 목사님이 말하는 ‘기억’은 단지 과거를 떠올리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윤리를 지키려는 태도입니다. 기억이 사라질 때 정의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기적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눈을 뜬 이에게 나타나는 현실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기적이고 그 기적에 감사하는 삶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메세지를 전해줍니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는 것, 사소한 고마움을 느끼는 것, 낯선 타인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 그런 일상이야말로 ‘기적’이라는 김기석 목사님의 말씀은, 분명 우리 독자들에게 조용한 감정의 동요를 불러 오는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이 책은 목회자가 쓴 글이지만, 결코 교회 안에서만 통하는 이야기들이 아닌것 같습니다. 김기석 목사님의 시선은 늘 ‘밖’을 향하고 있다. 고통받는 사람, 차별당하는 존재, 기억되지 않는 사건들.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고 품으려는 태도 속에,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품격이 있다는 것을 조용히 전하고, 누구나 지치고 혼란스러울 때, 내 마음의 중심을 바로잡고 싶을 때, 이 책은 한 장 한 장이 기도처럼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을 넘어, 사람에 대한 존중과 연대의 감각을 되살리고 싶은 이들에게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