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맛 - 2017년 18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강영숙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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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 쓰는 여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못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을 읽고 내가 직접 서평을 쓰다 보니


가재는 게 편이라고 그녀들이 쪼끔은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소설 오랜만에 읽어보는 거 같다


아마 무라카미 류 '55세부터 헬로 라이프' 이후 2년 넘게 다른 소설은 접해보지 못했다

 

 

그간 자기 계발서나 실용서 등 읽기 쉬운 책만 손에 쥐려는 안일함에 대한 반증 이리라


이효석 선생님 하면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메밀꽃 필 무렵이다


그렇듯 이 책은 이효석 문학상에 입상한 


8명의 소설가들의 단편들이 수록된 작품집이다 





 

소설은 추리 영화와 같아서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왜? 이런 짓을 했을까?를


가뜩이나 대굴빡 나쁜 사람은 더 고민하게 만들고 신경 쓰게 만든다


이런 구도에서 작가는 무엇을 표현하려 했을까?라며


마치 생선뼈와 잔가시와 살을 바르는 정교한 구조와 서술을 이해하기엔 내 수준으로는 1번

 

 

읽고는 잡념 많은 내 대갈빡으로는 이해를 못해서 평론가의 작품론, 작가의 소감문, 기자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이해해야 했다

 




 

대상작인 첫 번째 소설 어른의 맛은 2번 읽었는데 읽을수록 곱씹는 맛이 있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소설계의 태진아 송대관인가? 


특히나 이 소설은 읽다가 먼 산을 바라보거나 한눈을 팔거나 정신을 딴 데 팔면 다른 장르와

 

 

달리 이해가 쉽지 않아진다


어른의 맛을 읽은 소감 한마디를 하자면 (극히 주관적이다)


불륜녀를 만나 식당에서 밥 먹을 때는 테이블 위에 파일을 하나 올려놓아라! 마치 보험회사

 

 

직원을 만난 듯이ㅋ



 

 

 

기준영의 '조이'는 제목 그대로 즐거움을.... 가난한 자의 희망을 주는 소설로 작은 웃음 짓게

 

 

한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자매가 성인이 되어 7년 만에 만나 눈을 맞으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가 앞서

 

 

거니 뒤서 거리 밤길을 달려가다 갑자기 엉뚱하게 소리쳤다 "컷"

 

 

자매는 마치 눈 내리는 밤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그 외침과 동시에

 

 

우뚝 멈춰 섰다


세상의 시간이 마법에 걸린 듯 일시에 정지한 것처럼 느껴졌다 자매는 시선이 부딪치자 까르르

 

 

웃었다 해묵은 그 겨울의 여운이 다시금 이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부서져버릴까 봐 조마조마 해하며 때로 어두운 낮과 환한 밤을 견뎌온 듯도 했는데,

 

 

어젯밤에는 비로소 무언가를 조용히 묻어버린 듯했다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은 마음에서도

 

 

떠나보낼 것이다 뛰고, 멈추고, 울고, 웃다가 만나질 때가 되면 다시 만날 것이다 윤재는 옷 속으

 

 

로 파고드는 한기를 두 팔을 벌려 기꺼이 받아들이며, 새벽의


눈길 위에 조용히 제 발자국을 남겨보았다 내일은 전혀 다른 날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정답

 

 

고도 차갑고 냉엄하면서도 따스한 감각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바라고 표현하고 싶은 기교를 작가는 제대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게 부럽다 먼가 제대로 말하고 글로 풀어낸다는 것 말이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에서 김금희는 남자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여자 작가들이 이렇듯 남자 주인공으로 성전환 수술하여 글을 풀어 나갈 때는 홍석천스러워진다  

여성들이 남자가 되어 글을 풀어갈 때는 왠지 모를 남정네스러운?! 꼬린내 나는 부분보다는


깔끔,쪼잔,민감,내성적,신경질,우라질 이런 단어들이 연상되는 인물을 떠올리게 되는데  


작가의 글 중 유난히 기억나는 장면은


'주인공이 면도를 하고 난후 세면대에 면도한 털이 묻어진 것을 보고 마누라가 시크해져서 휴지

 

 

로 털들을 찍어서 보여주는 장면'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의 조경란은


왠지 이사 가는 집에서 얼마 안 남은 임차인 같은 방관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듯하다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머 그런...... 


 

 

 

표명희 작가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도 재미있게 읽었다


캄보디아 여행 중 관광시켜준 인력거꾼과 노래방에 가서 술도 먹고 노래도 부르는데


낯선 타지에서 여자 혼자 현지인과 어울리는 걸 극히 경계하는데


우리들이 우려하는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


작가는 독자의 염통을 곱창집 이모처럼 순댓국집 아줌마처럼 뒤집었다 엎었다 하며 긴장감을

 

 

준다


개발 공화국 애들한테 대한민국의 올드미스가 설마 어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은 씨잘 떼기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꺔보디아 애들은 보는 눈이 없던가?


갸들도 올드 미스 싫어한다~(글로 봐서도 여주인공 매력 없어 보인다) 노래방 3분 남았을때 

 

 

아리랑을 눌러주고


휘날레로 20만원빵 노래방비를 결제하도록 만드는 개발공화국 녀석들의 수법은 캄보디안

 

 

아리랑치기 인가?


관광으로 먹고살다 보니 눈치가 9단이다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영화 ' 싸이코' 에서 보면 4만 달러가 든 승용차가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보며 관객들은 다른 것보다도 그 수장당하는 4만 달러를 아까워하며


그 돈을 누가 발견하게 될지 신경을 그 돈에 쏟게 한다


즉 관객의 주목을 4만달라에 쏟게하고 메인 이벤트는 엉한 곳에서 터트린다  


표명희 작가는 마치 이 영화를 본듯하다


올드 미스 한국녀가 동남아 놀러 가서 현지인에게 혹시나 몹쓸 일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긴장감을 주게 하는데 마치 히치콕 영화 '사이코'와  비슷한


기법을 연상케 하며 독자로 하여금 신경을 낮선 여행지에서 한국 연상녀 현지인과


뿅뿅하다 라는 조선일보 기사를 연상케 해놓고 정작 하고자 하는 말은   


구관이 명관이다!




소설가 한강이 2007년에 발표한 채식주의자가 뒤늦게 다시 빛을 본 이후


한국의 소설가 중에서도 좋은 작품이 많은데 안 읽히는 게 아쉽다는 말을 한 기억이 난다


그 말에 공감한다 그렇다


이번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으면서 한국소설의 묘미에 다시금 매력을 느꼈다


우리 인생을 살다 보면 정말 소설 같은 말도 않되는 일들이 현실이 되곤 한다


이 책과의 인연으로 그간 진흙 속에 진주처럼 감춰진 한국소설가들의 책들을 틈틈이


찾아 읽어보련다


그리고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에 가보련다


못생겨도 만나볼 생각이다ㅋ


대체 먼 생각으로 이 글을 썼냐고 물어보고 대화해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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