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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한의사 - 마음까지 살펴드립니다
권해진 지음 / 보리 / 2021년 5월
평점 :
권해진 선생님이 어떤 한의사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까지를 살펴 의술을 펼치는 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잡지를 만들 때 목이랑 어깨가 결리고 눈이 침침해 글씨를 볼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마감 때문에 눈코뜰새 없어도 일단 한의원으로 달려갔다. 그때마다 권해진 선생님은 한의원 침대에 누워 있는 나를 보면서 '드디어 마감이 시작되었나 보다' 한다며 세심한 손길로 침과 부항을 놔 주셨다.
등이랑 어깨만 만져보셨을 뿐이었는데 왜 때문에 아픈지, 자세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하나하나 일러주던 선생님. 그런데 침대에 누워 옆 침대에서 진료하는 소리를 들어 보면 그런 환자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한의원에 오는 환자들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다 꿰고 계셨던 거다.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도 만날 수 있다니!
의사도 인간이니 환자를 사무적으로 대하려는 의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겠지 하고 말입니다. 흐트러지는 제 모습을 볼 때마다 ‘충분히 묻고 들어주리라‘, ‘눈으로 세심히 살피고 병을 탓할지라도 환자를 탓하지는 않으리라‘ 다짐해 봅니다. 병이 나쁜 것이지 병을 ‘그 지경‘으로 몰고 간 환자가 나쁜 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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