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이 나올 것만 같은 수업이 이어지던 어느 날, 록은 문득 아침에 일어난 일이 떠올랐다. 언제나 웃으며 반겨 주던 보안관 아저씨가 얼음장처럼 싸늘해진 것이다. 상냥한 보건 선생님과 과학 선생님마저도 평소와 다르게 괜한 짜증을 냈다며 아이들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일까, 의아하던 그때 록의 반에 전학생이 온다. 자기를 카이라고 소개한 아이는 반듯한 외모와 시원시원한 말투, 스스럼없는 행동으로 단숨에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카이는 아이들에게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의 존재를 묻는데, 록은 처음 전학 온 아이가 비밀스러운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를 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내심 당황스러웠지만, 태연한 카이의 태도에 안심하고 운동장 아래 학교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얼마 뒤, 무지갯빛이 나타나고 아이들은 카이와 함께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운동장 아래 학교로 향한다. 75층까지였던 운동장 아래 학교는 어느새 100층까지 다 지어져 있었다. 일 년 내내 생일인 교실, 마법을 배우는 교실, 시간 여행 교실, 우주여행을 하는 교실 등 100층에 가까워질수록 환상적인 교실이 계속 나타났다. 아이들은 어른이 된 자신의 모습을 미리 만나기도 하고, 하늘나라로 먼저 간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며 운동장 아래 학교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카이와 귓속말을 주고받던 나나와 두리, 그리고 반 아이들이 갑자기 운동장 아래 학교를 마구 부수기 시작한다. 눈동자가 검게 변한 채 말이다. 대체 아이들이 왜 이렇게 변한 걸까? 아이들을 조종하는 듯한 카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록, 나나, 두리는 부서진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를 되돌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