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감정의 철학 - 타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김희은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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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는 판단에 숨은 차별 감정

이러한 태도는 ‘당연하다’는 말을 인습적.비반성적으로 사용하는 태도와 결별하는 것이다. 후설 Edmud Husserl 의 말을 빌리면, 각 개인이 자연적 태도에서 ‘현상학적 환원’을 수행하고 거기서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 왜냐하면 차별 문제에 있어서 “이는 차별이 아닌 구별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당연하다’는 말을 인습적.비반성적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그러는 것이 당연하다, 여자는 당연히 그래서는 안 된다. 중학생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 일본인은 당연히 그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는 모든 논쟁을 별다른 고민없이 ‘당연하다’는 말로 귀결시켜서 끝내 버리려는 나태한 ‘당연주의자’이다.

그는 숨은 문체를 되짚어 보기를 거부하고 생각하기를 멈추는 사람이다. 항상 ‘결혼은 당연히 해야지, 여자가 아이를 낳은 게 당연하지.”같은 결론을 손에 쥐고서, 그 무딘 칼날로 모든 것을 쓰러뜨린다.
차별에 관해 이야기할 때 ‘원래 그렇다’, ‘당연하다’, ’자연스럽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차별 감정에 대한 논쟁에서,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것은 당연하고, 성인 남자가 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진지하게 여기는 사람이, 차별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상대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기 머리로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세상의 주를 이루는 분위기만 읽고서 마이너(소수자)를 평가하기 때문이다.게다가 그 사실을 깨닫지도 못하고 깨달을 생각도 없다.

<중략>

차별을 다루는 데 있어 최대의 적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수많은 차별들이 생각하지 않아서, 즉 사고의 나태함 때문에 발생한다. 곰곰히 생각하면 아무리 복잡하게 얽힌 문제라도 선명하게 보이게 마련이건만, 생각하질 않으니 보일 리가 없다. 보이지 않으니 문제가 없다고 착각한다. 이 나태한 사람들이 차별의 최대 가해자이다. 심지어 자신이 가해자라고 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 둔감하기 짝이 없는 가해자이다.
P.15

얼마전에 쓰기 시작한 동화 <봉수마트>주인공의 세심한 심리묘사를 위해 읽기 시작한 책,
그동안 당연하다고 터부시하거나, 별 탈 없이 쭈욱 그래왔기 때문에 별다른 자각 없이 그냥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나를 돌아보고 있다. 차별이란 감정은 스스로 돌아보고 세심하게 되묻지 않으면, '당연하다'라는 견고한 감옥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을 나부터 잊지 말자!

모든 사람이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는 사회 문화적 기준들은 상당히 불편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매우 비뚤어진 잣대일 때가 많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듯이, 우린 저마다 각각 개체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물론, 타인의 사적인 영역을 존중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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