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라딘 eBook ]산골 할머니의 일기, 그 소박함과 다정함 :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특별판 - 이옥남 지음
1988년 4월 10일 맑음
늘 곁에 두고 보고 싶건만
어제 감자밭을 갈았지. 계에 갔다가 3시 차에 와서
감자 한 말을 심었다. 그리고 담날 아침 일찍 또 밭에 갔지.
감자를 다 심고 또 도라지를 심으려니까 돌도 많고 더디다.
겨우 다섯 고랑 심었지.
집에 오니 몸이 너무도 피로해서 방에 있더라니 돈복이
전화 받아라 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급히 뛰어가
받았다. 당황해서 그냥 받고 나면 할 말도 많건만 왠지
전화기만 들면 말문이 막혀버리니 하고픈 말 한 마디도
못하고 그냥 끝나고 만다. 타관 객지에 있는 돈복이는
고향이 그립겠지만 엄마는 자식들이 늘 그립다.
언제나 늘 곁에 두고 보고 싶건만 그 원수 놈에 돈이 무엇인지
생활에 쫓기다보니 늘 그립고 보고 싶다.
-알라딘 eBook <산골 할머니의 일기, 그 소박함과 다정함 :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특별판> (이옥남 지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