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란. 실향. 이산가족. 책이나 뉴스에서만 보며 느꼈던 역사의 아픔이 그동안 머리로만 느꼈던 것이라는 걸 "사이의 도시"를 읽고 깨달았습니다. '사이의 도시'를 읽으며 1편 '건너온 사람들'이 흑백인 것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인 과거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해 더 가슴이 아려옵니다.아직도 "건너온 사람들"에서 배를 타고 내렸을 때 보이던 청록색 보리밭과 따스한 기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랑 제 딸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피란 생활의 고단함과 아픔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전쟁의 아픔을 겪으신 분들이 커다랗고 부드러운 목련처럼. 차가운 코끝을 스치는 남도의 봄처럼 따스함으로 이 책을 통해 위로 받으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전쟁 속 고단함에서 보여지는 일상들이 가슴이 찡하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그려져 초등학생인 제 딸도 이 책을 참 좋아합니다. 실향민들의 아픔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우리 모두의 그리움과 아픔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