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고래 싸움 일공일삼 82
정연철 지음, 윤예지 그림 / 비룡소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소설의 종류는 많다. 평범한 소설부터,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 역사 소설, 추리 소설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많은 소설들에는 우리를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그런데 이런 소설들은 어른들에게 맞추어져 있거나 중, 고등학생에게 맞추어져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초등학생 고학년들이 읽을 만한 소설집은 없을까?”

그러던 도중 알게 된 이 책, [생중계, 고래 싸움] 과연 이 소설집의 소설들은 우리들의 입맛에 맞는 소설일까? 한껏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겼다.

책장을 넘기자 장르가 다른 네 가지의 소설이 펼쳐지고 있었다.

“생중계, 고래 싸움!”, “새빨간 지갑”, “김과 고춧가루”, “블로그, 초원의 집”

이 네 가지의 소설들은 각각의 소설마다 우리를 배꼽 빠지게 웃겨주기도 하고,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울리기도 하고, 달달한 연애를 보며 흐뭇해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여기까지는 다른 소설집들과 차이점이 없다. 그런데 과연 초등 고학년을 위한 소설집은 평범한 소설집과 어떤 점이 다를까?

정말 완벽하였다! 마치 소설 작가님이 우리들의 생활을 직접 겪어보기라도 한 듯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는 일부터 시작하여 가족들 관계까지!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우리들을 정말 잘 아시는 듯 하였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나도 모르게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같이 웃어주고, 울어주고, 화내주고 있었다. 그 정도로 하나하나 공감이 되고 모두 이해가 되고,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책이었다.

책 그림체도 우리들의 재미, 흥미, 공감의 한 몫을 하였다. 코믹스럽고 매 장면마다 재치 있는 그림은 독자들을 책 속에 더욱 빠져들게 해 주었다.

책 속 네 가지 소설은 모두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하나같이 모두 재미있고 공감되고 십대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이야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네 번째 이야기인 [블로그, 초원의 집] 이었다. 이 이야기가 왜 기억에 가장 남는 이야기였냐면, 매우 감동적이고 시골의 향수를 일으킬만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시골 할머니 집에서 살다 도시로 온 주인공, 명우는 시골에 가고 싶은 향수병에 걸렸다. 도시에서는 모든 것이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진다. 인터넷 고스톱 중독에 걸린 백수 아빠. 미니홈피 방문자 수를 올릴 수 있다면 용돈을 모두 탈탈 털어서라도 올리는 미니홈피 중독에 걸린 누나. 아침 일찍 갔다가 밤늦게 들어오는 엄마. 엄마에게 졸라서라도 명우는 하루빨리 시골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책 속에 있는 대사 중 이 대사가 정말 기억에 남았다.

“할머니가 햇감자를 넣어 지은 밥도 먹고 싶고, 깜깜한 밤에 평상에 누워 할머니랑 쌀 튀밥 같은 별을 헤아리다가 잠들고 싶고, 학교에서 은이랑 정구랑 신나게 장난치며 놀고 싶고, 옆집 오리 할머니가 삶아주는 오리 알도 먹고 싶고, 조태봉 할아버지 따라 붕어 낚시도 가고 싶다…….”

이 대사를 듣고 코가 찡해졌다. 이 정도로 시골을 그리워하다니 참 명우가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던 도중 명우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십대의 사춘기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마치 상담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드는 정말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이 소설집. [생중계, 고래 싸움]을 사춘기 시절에 다가가고 있는 초등학생 고학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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