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빈털터리 웨이터가 두뇌를 겨루는 퀴즈쇼에 참가해서 무슨 짓을 하겠는가? 두뇌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이 아니다. 우리는 손발만을 사용해야 하는 천민이다. -11쪽
나는 프랑스 화폐가 뭔지는 몰라도 샤릴니타이가 고리대금업자에게 얼마를 빌렸는지는 압니다. 달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이 누군지는 몰라도 다라비에서 불법 DVD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 누군지는 압니다. 당신은 누군지 아십니까?-33쪽
"람 모하마드 토머스 군. 종교가 뭔지 궁금하군요. 이름에 모든 종교가 망라된 것 같군요. 기도는 어디에서 하나요?" "기도를 하려면 신전이나 성당이나 모스트에 꼭 가야만 하나요? 나는 카비르의 말을 믿습니다. '하리는 동쪽에 있고, 알라는 서쪽에 있다. 자기 마음을 들여다봐라. 그럼 거기에서 람과 카림을 동시에 만날 수 있을 테니까'라고 말했지요." -82쪽
"내가 그렇게 터무니 없는 얘기를 믿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죠?" "판단은 내 몫이 아닙니다. 나는 프라카슈 라오에게 들은 얘기를 그대로 전했을 뿐입니다. 내가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말했을 뿐이라고요." "그런 일이 정말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때로는 진실이 허구보다 이상할 때가 있는 법입니다." -212쪽
내 삶은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안정된 삶에서 행복을 느끼기 시작하면 가혹한 운명의 신은 어김없이 내 발밑에서 양탄자를 홱 잡아당겼다. 마침내 진정한 사랑을 찾았는데 나는 감옥으로 끌려가야 할 운명이었다. 감옥에 갇혀 샤자한 황제처럼 고독을 씹으며 나의 뭄타즈 마할인 니타를 그리워해야 할 듯했다. -380쪽
나는 스미타에게 동전을 받아 하늘 높이 던졌다. 동전이 위로, 위로 올라가 푸른 하늘에서 반짝거렸다. 그리고 바다에 떨어져 깊이, 깊이 가라않았다. "왜 행운의 동전을 던져버렸나요?" "이젠 더이상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행운은 내면에서 오는 것이니까요."-4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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