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 진화의 욕망이 만들어가는 64가지 인류의 미래
카터 핍스 지음, 이진영 옮김 / 김영사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세계관

세계관.
살아있는 동안 겪는, 겪을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경험을,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자원과 잘 결합시켜 어떻게 이해할지 도와주는 추상적인 도구.
사람마다,
자기 세계관을 받치는 다양한 기둥들이 있을 텐데,
나는 진화생물학 쪽 하나의 기둥 중 하나다.
예를 들어,

과거 조상들의 진화 드라마를 살펴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알면, 우리의 성의 굴곡, 사랑, 결혼 그리고 이런 것들과 함께 엮여 있는 문화적 상황을 분석할 수 있다 -페이지 29-

이런 생각에 가깝다.
이 책은 이런 기초적인 개념을 훨씬 더 나아간다.
진화 혁명가라는 개념을 들고 나온다.
책은 상당히 묵직하다.
솔직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헤치며 끝가지 가는 게 참으로 어려웠다.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
곳곳에 데페이즈망 -본래의 일상적인 질서에서 떼내어져 이처럼 뜻하지 않은 장소에 놓이면 보는 사람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낯선 부분은 진화 과학이 영성, 종교, 신성, 의식과 사이좋게 앉아 있는 모습들이다.
여기에 소개되는 많은 철학자, 명상가들은 과학에 근거하는 모습들 말이다.

#생물의 진화가 의식과 문화의 진화로

책 자체가 내용이 다양한 주제로 발산적으로 뻗어나가다 보니,
누가 '그래? 이 책은 무슨 내용이야'라고 물으면 선 듯 답하기 참 어렵다.
그나마 내용을 최대한 압축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진화론,
생물 분야의 진화론을 통해 얻은 지식은 물론 그 넘어 통찰을,
심리와 의식,
문화와 사회 분야에 적용하여,
수동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진화시킨다.
그런 사람을 진화 혁명가라고 정의하고 있다.
번역을 해서 조금 유치해 보이는데,
영어로는 Evolutionary라고 지칭하고,
그들을 소개한다.
물론 그들은 철학자, 심리학자, 미래학자, 과학자들이지만,
특정 공통점을 지닌 사람들을 다시 진화 혁명가로 묶고 있다.

그 많은 철학자, 심리학자, 과학자, 미래학자 등의 사람들 중,
진화 혁명가로 분류하는 기준 혹은 특징을 세 가지로 정의한다.
첫째, 제너럴리스트.
한마디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것인데,
양자 역학 같은 분야에서 어려운 개념을 도출하여,
경제학에 적용해 본다거나,
문화, 사회에 적용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둘째,  막대한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다.
시간 개념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다.
보통 아주 오래 걸려라고 하면,
우린 머릿속에 1년? 10년 이 정도인데.
막대한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23억 년? 정도를 떠올릴 정도의 스케일 가진다.
생각의 틀이 다르다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셋째, 낙관주의라는 것.

책 전반엔 이런 진화론에 대한 통찰,
그리고 그 통찰을 문화, 의식에 적용 가능성을 얘기하며,
진화 혁명가들에 대해 소개한다.
이 정도 준비 운동을 했으면,
책 중, 후반부터 나오는 진화 혁명가들의 이론, 사상, 주장의 깊은 바다에 뛰어들어가 그 속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