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in SPAIN 나우 인 스페인 - munge의 컬러링 프로젝트 NOW in 시리즈 1
munge(박상희) 지음 / 김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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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에 반하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돈 벌어 먹는 기능 중 하나는 글쓰기다.
특히 은퇴 후 묫자리 보러 다니는 사이 공백에 때 버틸 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내가 돈놀이할 정도 자본이 없으니,
얕은 지식을 팔 수밖에 없지 않나?
출간 시장을 봐도 그렇다.
직장인, 혹 직장인이 아니라도 어떤 분야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 낸 책이 많이 눈에 띈다.
지식의 깊이보다는 지식을 얼마나 쉽게 퍼트릴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다.
메르스 세계의 슈퍼전파자 같이 말이다.
메르스야 퍼트리면 퍼트릴수록 욕먹는 바닥이지만,
지식 세계에서는 퍼트릴수록 기회가 주어지는 듯하다.

쉬운 글쓰기가 지식전파력의 핵심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글쓰기 책을 열심히 보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쉬운 글도 그림 한 장만 못 하더이다.
당연한 거 아닌가.
내가 아무리 지하철에서 본 미인을 백날 설명해봐야,
사진 한 장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래서 요사이 웹툰 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문장력을 백날 담금질 해봐야 그림 기관총을 든 사람을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스마트폰 화면 안에 글자 빼곡 보다는 시원시원한 직관적 그림을 편식하는데 뭐.
요사이 서점에 가면 삽화 늦은, 웹툰, 인포그래픽스에 기웃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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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여행기
이 책 <나우 인 스페인>은 스페인 여행기를 삽화전문가로 그린 것이다.
글자도 거의 없다.
점 그리고 선 그리고 면으로 하는 여행이다.
유행하는 빛깔 북과 여행기의 짬뽕이다.
스페인 여행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나는 이 책 그림을 보면 사람을 조롱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의 날씨를 가진 스페인이 떠올린다.
내가 주저리 메모했던 일기장보다 훨씬 당시를 장면을 기억 속에서 쑥 끄집어낸다.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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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하는 여행
스마트 폰 대신 연필을 가져가 보는 것도.
자전거를 도둑맞기 전 온 동네를 자전거로 다녔었다.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니,
이 길이 여기로 연결되고 저 길은 저렇게 뻗는구나 지리에 밝아졌다.
차로 다닐 때는 몰랐던 길들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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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전거로 구석구석을 도는 것과 같다.
0.3초 셔터 사진과는 확실히 다른 점은 손끝으로 장면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
유럽여행 중 아직도 손끝으로 기억나는 장면은 어느 한적한 시골 공원에서 낙서처럼 그린 동네 전경이다.
물론 돈이 없다 보니 카페에는 못 들어가고 공원에서 시간 보낼 때였지만.
당시 풍경은 생생히 기억난다.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에 지나가는 사람들, 주변 소리, 음식 냄새 등이 머릿속에 시계열로 기록되더라.
시간이 많다면 다시금 이런 손끝으로 그리는 여행을 하고 싶어진다.
<나우 인 스페인>을 보며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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