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에 관하여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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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목사님은 미국 뉴욕에 ‘리디머교회’를 설립하고 도시 지역 선교에 헌신한 목회자입니다. 매우 활발하게 저술 활동을 했고, 우리나라에도 많은 책들이 소개되었지요. '태어남에 관하여'는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소책자이기 때문에 실제로 보면 기존에 목사님이 쓰신 어떤 책보다 얇아서 놀라게 되는데요. 읽으면 그 깊이에 더 놀라게 됩니다.


일단 이 책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해왔던 '출생', '태어남(birth)'에 대한 관념을 뒤집고 시작합니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에게는 '두 태어남', 즉 부모를 통해 이루어진 첫 번째 출생과,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이루어지는 두 번째 출생이 있으며, 이 ‘태어남’의 주관자가 주님이심을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우리가 처음 세상에 태어남은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셨기 때문이고, 영적으로 다시 태어남은 그분이 우리를 구속하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님은 양쪽 출생 모두의 주인이시다.(12쪽 중)"

 


이 책은 크게 세 장으로 나뉘어집니다. 먼저 첫 번째 장인 ‘몸을 입고 태어남’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출산과 육아가 지니는 의미를 조명합니다. “어떤 영속적 헌신도 요구하지 않는 문화에서 자녀는 우리를 속박하는 마지막 의무(19쪽)”가 되어버렸기에 출산과 육아에 이전보다 큰 부담감을 느끼게 되었음을 지적하면서, 크리스천 부모가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특별히 성도 앞에 부모가 자녀를 안고 나와 치르는 ‘유아 세례’ 의식을 예로 들면서, 부모와 교회 공동체가 함께 자녀를 돌볼 책임이 있음을 환기시킵니다. 부모와 교회가 이러한 역할을 서로에게 미룰 수 없으며, “우리가 자녀를 가르치지 않으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가 가르칠 것이다.(41쪽)”라고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문화를 선도하는 뉴욕 한복판에서 복음을 전하고 성경적 가치를 세우는데 평생을 헌신했던 저자이기에 이러한 경고가 더 서늘하게 느껴지지요.


두 번째 장에서 ‘영적으로 다시 태어남(거듭남)’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다음과 같이 매우 신선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거듭남이란 우리가 미래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미래가 우리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여행의 주체는 당신이 아니라 시간이다. 세상을 거듭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지금 당신의 삶에 들어와 느리지만 확실하게 그분을 그분 아들의 형상으로 변화시켜 나간다.(55쪽 중)"


거듭남은 엄마의 뱃속에 있던 아기가 처음 세상 밖에 나와 완전히 새로운 감각과 정체성을 얻는 것과 같은 변화이며, 시공간을 초월하여 한 사람의 인생에 하나님께서 개입하시는 과정입니다. 저자는 니고데모와 예수님이 만나 나누었던 대화를 예로 들며, 이 신비로운 변화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달린 것임을 누차 강조합니다.


마지막 장은 ‘태어남 그 이후’의 성장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자는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것처럼 거듭난 그리스도인도 마땅히 성장해야 함을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영적 성장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어떤 열매를 맺게 되는지를 설명합니다.


영적 성장을 통해 성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미 완성된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성숙하게 됩니다. 또한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와 고난 가운데서 더욱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죄와 흠이 생각보다 중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꿈도 꾸지 못할 만큼 무조건 확실하게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받아 주신다는 사실(99쪽)"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하게 ‘자녀의 출생에 대한 의미를 다루는 책일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저 또한 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었기에 그런 내용에 더 관심이 있기도 했구요. 실제로 첫 번째 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크리스천 부모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특히 ‘유아 세례’에 대한 내용은 아이의 유아 세례를 앞두고 있거나 경험한 부모님에게 매우 의미 있는 주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자연적인 태어남(출생)’만큼이나 ‘거듭남(중생)’을 심도있게 다루면서, ‘아이의 태어남’과 ‘성도의 거듭남’이 지니는 성경적 의미를 깊이 고찰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태어남’의 과정을 설계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워줍니다. 그렇기 때문이 이 책의 독자는 아이를 둔 부모에 한정되지 않고, 두 번의 태어남을 경험한 모든 성도에게까지 확장됩니다.


분량은 얼마 되지 않지만, 읽기 전과 읽고난 뒤 ‘태어남’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책이었습니다. 특히 책 말미에 등장하는 한 줄의 문장, “한 번 태어나면 두 번 죽고 두 번 태어나면 한 번 죽는다.(114쪽)”는 제 마음에 새겨 넣고, 제 아이에게까지 물려줄 금과옥조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삶의 중요한 순간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기 원하는 모든 그리스도인, 특별히 '탄생'과 '거듭남'의 의미에 대해 알기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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