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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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시리즈는 ‘태어남에 관하여’, ‘결혼에 관하여’, ‘죽음에 관하여’ 총 세 권의 소책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시리즈가 한 장례식에서 전해진 짧은 설교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팀 켈러 목사님은 처제(아내의 여동생) 테리를 떠나보내며 장례식에서 죽음에 대한 묵상을 전했고, 이 내용에 감동을 받은 이들의 권유로 이 시리즈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에 비추어 볼 때,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책이 바로 이 '죽음에 관하여'가 아닐까 합니다.




 

첫 번째 장인 ‘언젠가 맞이할 나의 죽음, 준비하고 있는가’에서는 현대인들이 죽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죽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눈부신 의술의 발전과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는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회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죽음에 대해 말하기를 두려워합니다. 이 삶에 끝이 있다는 것이 무서울뿐만 아니라, 죽음 이후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죽음'은 "우리를 흔들어 깨워 이생이 영원하리라는 착각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일종의 자극제입니다(34쪽). 아무리 죽음을 회피한다고 해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이 죽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죽음'과 대신 싸우고, 이기기까지 한 분이 계십니다. 심지어 그 분은 온 인류가 결코 해결할 수 없었던 죽음의 문제를 완전히 끝내버리셨습니다.


"죽음에서 돌아오신 분이 계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의 세력을 멸하신 결과로 "세상의 냉혹한 벽에 틈새가 열렸다." 이것을 믿음으로 붙들면 더는 흑암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40쪽)"


이 사실을 믿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더이상 두려움과 불안의 영역에 있는 현상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미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셨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우리가 지금까지 '죽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죽음의 그림자'일뿐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신자는 죽든 살든 결과와 무관하게 늘 죽음을 이긴다.(42쪽)"이라는 말로 정리합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당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한 부족의 장례식 장면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 부족은 슬픔을 너무 많이 표현하면 망자가 편히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해서 크게 울거나 슬퍼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랑했던 사람이 누워있는 관을 마주한 이들의 두 뺨에는 속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여러 세대를 내려온 문화조차도 그 슬픔을 누그러뜨릴 순 없었던 것입니다.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 앞에서 어떤 사람이 초연할 수 있을까요? '죽음'이 끝이 아님을 알고 있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라 해도,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이 '죽음'에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저자는 우선 '충분히 슬퍼하라'고 권면합니다. 사람이 죽는 것은 자연스럽다며 슬퍼할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죽음이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며,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못박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계에 죄가 들어오면서 '죽음'이 끼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그분이 사랑하시는 창조 세계를 무참히 일그러뜨렸"습니다.(49쪽)


저자는 예수님께서 절친한 벗 나사로가 세상을 떠났을 때 눈물을 흘리셨던 일을 상기시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사로를 깊은 어둠으로 끌고 가신 침입자 '죽음'에 분노하셨고, '죽음' 앞에 너무나 무력한 사람들을 보시며 슬퍼하셨습니다. "죽음은 본연의 상태가 아니다. 죽음은 비정상이고 아군이 아니며 당연하지도 않다. 결코 생명 순환의 일부가 아니다. 죽으면 다 끝난다. 그러니 슬퍼하고 울라. 성경은 우리에게 울라고 할 뿐만 아니라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한다.(52쪽)"


그러나 저자는 '죽음'을 슬퍼하되, 또한 소망을 품을 것을 권면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절친한 벗 나사로가 세상을 떠났을 때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사로를 깊은 어둠으로 끌고 가신 '죽음'에 분노하셨고 더 나아가 '죽음' 앞에 무력한 사람들을 보시며 슬퍼하셨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예수님께서는 나사로를 '죽음'에서 일으키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죽음' 속으로 걸어들어가셔서 완전히 이기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정복하셨기에 우리도 장차 그분의 부활에 동참한다.(55쪽)" 이것이 우리의 소망이 되었습니다.


결국 '죽음'은 신자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죽음 이후에 육신의 한계를 벗고 하나님의 빛나는 영광을 뵈올 수 있다는 소망, 믿음 안에서 사랑하고 함께 했던 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소망으로 기뻐합니다. 죽음은 성도의 인생 끝에 잠깐의 그림자를 드리울 뿐입니다. 그 그림자가 걷힐 때, 우리는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마주 대하며 기쁨의 노래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


"슬퍼하되 소망을 품으라. 부정이나 착각에서 안심하고 깨어나라. 죽음 앞에 웃으며 장차 일어날 일을 생각하며 기뻐 노래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손을 잡고 계시면 당신도 노래할 수 있다.(79쪽)"

 

 

'죽음'은 생각해도 찾아오고 생각을 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불청객'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판단을 유보하는 식으로 반응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의 장례식에서,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나의 죽음 앞에서요.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은 영화관에 앉아 영화가 시작되기 전 경험하는 몇 초 가량의 암전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어둠에 놀라 울음을 터뜨리지만, 곧 영화가 시작될 것을 아는 사람은 오히려 기분 좋은 설렘을 느낍니다. '죽음'도 이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평안합니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을 불문하고 '죽음'에 대해 궁금하거나 두려운 분, 죽음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알고 싶은 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경험해봤거나 어떻게 맞이할지 고민이 되는 분에게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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