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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 하루오 글, 초 신타 그림 / 천개의바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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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줘

야마시타 하루오 그림 초 신타 옮김 김희연

소중한 것을 나누는 즐거움을 아이들이 느끼게 해 주려고 만들어졌다는 이 책은

뭐든 혼자 다 독차지 하겠다며 욕심을 부리는 아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우리 아이는 퍼다 주지 못해 안달이 나는 녀석이라 좀 예외적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결말이 넘 이뻐서 읽어주었다.



 

 

 

 

마침 무지 무덥던 날이어서 아이가 덥다며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는데 책의 첫 마디가

"더워." 여서 아이가 까르르 넘어가며 웃는다.

무지 무더운 어느 날, 숲속에 사는 토끼와 원숭이가 수박 하나를 낚시대에 매달아 어깨에 걸쳐메고 바다로 출발한다.

 

 

 





 

 

 

 

높은 산을 하나 넘고, 높은 산을 또 하나 넘고, 세 번째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 발아래 파란 바다가 펼쳐졌습니다.

"와, 바다다!"

토끼는 깡충깡충 토끼 뛰기로 산을 내려갔습니다.

"야호, 바다다!"

원숭이는 폴짝폴짝 원숭이 뛰기로 산을 내려갔습니다.

바다 냄새를 머금은 바닷바람이 귓가를 스쳤습니다.

 

이 페이지의 전문인데 이야기 마디마디 구절구절 예쁜 단어들이 나열되고 있고, 뭣보다 일러스트가 이쁜 책이다.

 

 

 

 

 

 

 

바다에 도착한 토끼와 원숭이는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 친구들에게 보여주자며

가져간 수박을 절반으로 잘라서 낚시대 줄끝에 묶어서 바다로 던진다.

과연 수박이 바다속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미끼일까?

책을 읽어주다 나도 모르게 뭐야? 수박으로 고기를 잡겠다는 거야? 란 말이 툭 튀어나왔다.

여섯살 아이는 엄마가 내뱉은 말이 더 이상한지 뻔히 쳐다보는데 말이다.

그래서 짐짓 모른 척하며 이어서 책을 읽어주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인데 엄마의 일반적이고 평범한 사고가 방훼꾼이 되면 안되니깐!!

 

 

한참을 기다렸지만 낚싯대는 꿈쩍도 않고 토끼가 수박을 먹자고 하니, 원숭이가 이건 내 거라고, 토끼 거는 미끼로 썼다고 얘기한다.

서로 의논해서 수박 절반을 미끼로 낚시를 하고 있던 게 아니었나? 원숭이가 좀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게 어딨어? 절반씩 나눠 먹자. 물고기 잡으면 절반 줄게."

이렇게 말하는 토끼도 뭔가...

암튼 토끼와 원숭이는 사이좋게 절반 뿐인 수박을 다시 절반으로 나눠 먹는다.

 




 

 

 

 

수박을 먹고 나니 이제 수영이 하고 싶어진 토끼와 원숭이.

낚시대를 바위로 눌러두고 바다로 뛰어들 심산이었는데

토끼와 원숭이가 바위라고 생각했던 건 도그란 거북이의 등짝이었던 것.

거북이가 먼저 낚시대를 지켜 줄 테니, 물고기를 잡으면 절반을 달라고 요구하는데.

토끼도 원숭이도 "줄게, 줄게. 절반 줄게." 하고는 바다로 뛰어든다.

아직 물고기를 잡지 않아서일까?

토끼와 원숭이는 너무나도 쉽게 절반을 나눠주겠다는 말이 그냥 쑥쑥.

 

 

 



 

 

 

 

토끼와 원숭이가 바다 속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데 다급한 거북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얼른 거북이 쪽을 보니 낚싯대가 바다로 줄줄 끌려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토끼와 원숭이가 우여곡절 끝에 바다로 끌려들어가는 낚싯대를 잡았지만,

엄청나게 커다란 물고기가 잡힌 건지 힘에 부친다.

"도와줘! 바다한테 잡아먹히겠어."

"누가 좀 도와줘! 물고기 잡으면 절반 줄게."

 

 

 

 



 

 

 

 

까마귀에게 커다란 참치가 낚였다고 들은 쥐, 다람쥐, 하늘다람쥐.

그 뒤로 커다란 상어가 낚인 줄 알고 달려온 여우와 너구리와 살쾡이.

또 커다란 고래를 잡은 줄 알고 달려온 멧돼지하고 곰하고 늑대.

모두들 달려올 때마다 토끼와 거북이는 "줄게, 줄게. 절반 줄게." 라며 외친다.

 이쯤되면 절반 준다는 말을 남발하는 수준이 아닌지..

근데 이들이 낚은 게 정말 커다란 참치 혹은 커다란 상어 아니면 커다란 고래가 맞는 걸까?

 

 

 

 



 

 

 

주위가 온통 새까매지고 동물들 머리 위로 커다란 물고기가 떠올랐는데

이들은 과연 무엇을 낚은 걸까?

 

 

 



 

 

 

 

파랗고 커다랗고, 납작한 물고기!

눈도 입도 없는, 이상한 물고기!

당췌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데..

 

 

 

 



 

 

 

그 와중에 절반 주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따지는 동물들.

모두에게 절반 준다고 했으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당연지사.

"어쩌지? 물고기는 한 마리 뿐인데."

"모두에게 다 절반씩은 줄 수 없는데."

토끼와 원숭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섯살 아이에게 물어보니 절반 나누고 또 절반 나누면 되지 않냐고 한다.

엄마의 생각도 아이와 다르지 않은데 책 속 동물들의 주장은 오롯한 절반을 원하는 듯.

근데 서로 다들 절반 준다는 말에 달려들면서도 이런 일이 발생할 거란 걸 아무도 예상 못했던 걸까?

 

 

 

 

 

 

 

 

급기야 토끼와 원숭이를 절반 가지겠다고 덤비는 동물들.

어쩌며 좋아..

 

 

 

 

 

 

 

근데, 그 순간 너네들이 잡은 건 물고기가 아니라 바다라고 알려주는 거북이.

바다를 잡다니..^^ 역시 아이들의 눈높이인 듯.

이번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모두 바다를 잡은 거에 환호하며 기뻐한다.

그리곤 잡은 바다를 돗자리 말듯 돌돌 말아서 바다를 둘러메고 산으로 돌아가는데..

 

 

 




 

 

 

 

토끼와 원숭이 그리고 동물친구들은 이제 아무리 더워도 바다를 찾아 떠나지 않는다.

다만 자기들이 잡아간 산 속 바다에서 즐겁게 헤엄치고 논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말하는 산 속 바다란 게 깊은 산중에 있는 시원한 계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씨익 미소짓게 만들었다.

 

동물 친구들이 바다를 돗자리말듯 돌돌 만다고 할 때 불쑥 파란색 색종이를 가져와 종이접기를 시작하는 아이.

자기도 바다를 잡아서 돌돌 말고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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